[딜사이트 최령 기자]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다. 장기 유사체(오가노이드) 기술을 기반으로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초격차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오르는 첫 번째 기업이 될 전망이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으로 치료 목적 승인 대체 시험법이 현실화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 치료제로 세계 첫 병원 처방 사례를 만드는 것을 단기 목표로 제시하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구상하고 있다.
유 대표는 8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보유 중인 오가노이드 재생 치료제 '아톰(ATORM)'과 신소재 평가 솔루션 '오디세이(ODISEI)'의 연구개발 현황과 함께 상장 이후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 9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18년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오가노이드 연구실에서 출발했다. 유 대표는 2015년 교수로 부임한 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의 한계를 절감하고 조직 특이적 성체 줄기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당시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동물대체 시험법과 상용화 잠재력을 보고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연구 성과를 직접 실현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
현재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재생 치료제 '아톰'과 신소재 평가 플랫폼 '오디세이'다. 아톰은 장·간·침샘·자궁 등 4개 장기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베체트 장염 대상 '아톰-C'는 202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승인을 받아 임상 중이다. 오디세이는 동물실험 없이 신약·신소재 효능을 평가하는 플랫폼으로 종양(GUT), 장(ONC), 피부(SKIN) 등 다양한 적응증을 다룬다. 상용화 3년 만에 매출은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2027년까지 연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오가노이드를 일정한 품질로 표준화해 의약품과 시험 플랫폼으로 상용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의약품으로 쓰이기 위해선 품질 안정성과 규격 유지가 필수이고 동물대체 시험 플랫폼으로도 재현성과 분석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염증 억제 중심의 치료와 달리 조직 손상 자체를 복원하는 오가노이드 기반 치료는 다양한 난치 질환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업 환경 변화도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동물실험 의무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 기반 대체 시험법 도입을 확대하면서 관련 시장이 열리고 있다.
유 대표는 "기존 항체 치료제 평가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한 만큼 FDA에 제출할 시험법 인증을 준비 중"이라며 "시험법이 채택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당사 플랫폼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정된 첨생법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일본은 한국보다 10년 이상 앞서 해당 제도를 시행했고 실제 치료제로 인정받은 사례가 많다"며 "국내도 점차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첨생 트랙을 활용하면 초기 치료 효과 입증(개념검증·PoC)이 가능해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향후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회사의 기술력과 제도적 환경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투자 수요에도 반영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2만1000원으로 확정하며 올해 코스닥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고 공모가를 기록했다. 총 252억원을 조달했으며 이 중 81억원은 임상시험, 163억원은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상장은 '초격차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이뤄지는 첫 사례다. 이 제도는 딥테크·딥사이언스 등 전략기술 분야 기업에 대해 기술성 평가를 단수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한국거래소 지정 평가기관 한 곳에서 A등급을 받아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정책적 상징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입증한 첫 사례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내년까지 '아톰-C'의 치료 목적 사용 승인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계약을 단기 목표로 제시했다. 승인이 이뤄지면 세계 최초로 병원에서 처방 가능한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넘어 재생 치료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유 대표는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에 아직 선도기업이 없는 만큼 국내 제도적 강점을 활용해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동물대체 시험법 분야에서도 FDA 인증을 확보해 독성 평가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표준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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