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라이프자산운용이 29일 서울 여의도콘래드호텔에서 '2025 AI 오픈 브라운백 포럼– GPT와 AGI 사이에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라이프자산운용이 2021년부터 매주 한 차례 사내에서 이어온 브라운백 미팅을 외부로 확장한 첫 오픈 포럼으로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남두우 공동대표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남 대표는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브라운백 미팅이 어느덧 조직의 핵심 문화가 됐고, 이 자리를 통해 우리의 관찰과 해석, 그리고 투자 철학을 외부와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과 같은 AI 전환기에는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라이프자산운용은 늘 진지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그 통찰을 투자로 연결해 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류근관 교수(전 통계청장)가 모두발언을 맡아 'AI 경제의 구조적 전환'에 대해 서두를 열었다. 그는 "AI가 생산성 혁신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며, 인적자본의 질적 진화와 데이터의 민주화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데이터·모델·연산(Compute)을 핵심 동력으로 제시했다.

또한 정보 비대칭 해소와 '프래그머티즘(현실기반 정책 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런 리스크를 지지 않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청중의 공감을 이끌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이재욱 교수는 'GPT를 넘어 AGI를 향한 여정 – 한국의 현실과 전략'을 주제로, AI의 금융 적용 가능성과 한국의 AI 생태계에 대한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직접 수행한 GPT 기반 투자 전략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ChatGPT가 생성한 종목 추천 포트폴리오가 전통적 마코위츠(Markowitz) 포트폴리오를 초과 성과 측면에서 능가했다"는 결과를 공유했다.
에이전트 기반 트레이딩 구조에 대해 "뉴스와 마켓 데이터를 수집한 후 에이전트가 요약, 평가,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이를 실행까지 연결하는 다중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재욱 교수는 발표 후반부에서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강도 높은 정책적 보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AI 기술력은 알고리즘이나 하드웨어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결국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험할 수 있는 인재 풀과 제도적 토양이 핵심"이라며 현재 한국은 그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AI 분야 박사급 인력들이 국내에서는 연구가 아닌 외부 강연이나 프로젝트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구조에서는 글로벌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원생을 늘리는 양적 확대가 아닌, 연구자에 대한 성과 기반 보상 시스템과 장기 연구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라이프자산운용 강대권 공동대표는 AI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실제 투자 및 산업 지형 변화를 조망했다. 그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완전한 실현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그러나 특정 과업을 대신 수행하고, 인간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보조하는 Agentic AI(에이전트형 AI)는 이미 빠른 속도로 현실에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최근 등장한 코딩 보조 도구 'Cursor AI'와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AI가 단순히 답을 제시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의 업무 플로우를 실제로 이해하고 함께 작업하는 수준까지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단순히 툴(tool)이 아닌, 디지털 노동자(digital worker)의 등장"이라고 표현했다.
강 대표는 AI 관련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AI 관련 기술주들은 기대감이 선 반영된 상황이라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다만 연산 비용(inference cost)이 급격히 하락하고 에이전트 AI가 대중화되는 시기가 오면, 2025~2026년 이후에는 다시 한번 강력한 AI 투자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하반기, AI 관련주가 조정받는다면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의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신중하지만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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