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의 최대주주 자리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케이지투자조합이 해외 쇼핑몰·명인학원 인수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상장사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직후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그만큼 전문가가 포진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지투자조합의 실제 사주는 과거 디시인사이드 논란으로 이름이 알려진 윤종근 대표로 파악된다. 윤 대표는 과거 수많은 기업을 상장폐지 또는 청산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현재 메디콕스의 해외쇼핑몰 및 명인학원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M&A업계에 따르면 메디콕스는 윤 대표를 새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시주총 개최 날짜는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까운 시일 내 윤 대표가 메디콕스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메디콕스는 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한 임시주주총회를 5월14일 예고한 상황이다.
1968년생인 윤 대표는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아메리칸 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수많은 기업의 이사, 대표이사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메디콕스의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에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이다. 케이지투자조합의 최다 출자자와 대표조합원에도 윤 대표의 이름은 빠져 있다. 앞선 메디콕스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윤 대표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고기균·김현규 사내이사, 김태리·이기연 사외이사 등 총 4명의 등기이사를 선임했다.
하지만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윤 대표는 케이지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가 변경 된 이후부터 메디콕스에 출근을 하고 있으며, 신사업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윤 대표가 대리인을 케이지투자조합의 대표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메디콕스 내부 사정에 밝은 M&A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와 김 모씨 등이 케이지투자조합에 실제 자금을 댔다고 들었다"며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들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전면에 나설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디콕스 관계자는 '윤 대표가 출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등기임원 선임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윤 대표가 케이지 투자조합의 실소유자로 추정되면서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거 윤 대표가 다수의 기업을 상장폐지 또는 청산시킨 경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대표는 과거 에쿠노바홀딩스, 선팩테크(전 유비트론), 코아정보시스템, 프로소닉, 브라운홀딩스, 프로메틱 등 다수의 기업들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중 상당수는 상장폐지 됐거나 청산절차가 마무리됐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기업이 상장폐지됐거나 청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9년 당시 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디시인사이드와 IC코퍼레이션 횡령 사건에도 윤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디지털 카메라 전문 사이트로 출발한 디시인사이드는 인터넷 커뮤니티로 사세를 넓히던 와중에 150억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통해 코스닥 상장 건설사 IC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윤 대표는 디시인사이드가 IC코퍼레이션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일부 자금을 횡령한 혐의가 확인돼 재판을 받았다.
또 다른 M&A 관계자는 "윤 대표는 디시인사이드 등 다수의 상장사를 상장폐지하는데 관여됐던 인물"며 "메디콕스의 신사업 추진을 위해 합류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 경력을 비춰볼 때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윤 대표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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