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TV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TV 시장에서 아직 LCD TV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LCD 제조 사업에서 철수해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인 퀀텀 점 발광다이오드(QLED) TV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LCD를 활용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7조5825억원이었다. DX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4000억원이었는데, 60%를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에 사용한 것이다. 주요 매입처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제조사 CSOT과 대만 디스플레이 제조사 AUO가 명시됐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매입액은 2020년 5조4483억원에서 2021년 10조582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가 2022년 6조224억원, 2023년 5조8624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29.3% 증가했다.
매입액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LCD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꼽힌다. 주요 매입처로 명시된 CSOT과 AUO 모두 LCD 제조 업체로 알려진 곳인 만큼 매입액의 대부분이 LCD 구매 비용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CD 가격은 점점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TV 디스플레이 중 수요가 높은 65인치 LDC TV 패널은 지난해 12월 172달러에서 올해 1월 175달러, 2월 177달러로 상승했다. 55인치의 경우 같은 기간 126달러에서 128달러, 129달러로 가격이 올랐다.
LCD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내 LCD 공급망이 사라진 상태에서 LCD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가격 결정권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LCD 제조 업체들이 공급량을 조절하며 LCD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국 LCD 업체들의 공장 평균 가동률은 68%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중국 기업 외 선택지가 없다는 게 치명적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LCD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2022년을 끝으로 LCD 제조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LG디스플레이도 2023년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CSOT에 매각하며 대형 LCD 사업에서 손을 뗐다. 그 외에 샤프 등 일본기업도 LCD 생산을 중단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LCD 사업을 장악한 상황이다.
이에 TV 완성품을 제조하는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유기발광다이오드) OLED TV가 LCD TV를 대체할 만한 차세대 후보군으로 떠올랐지만 LCD 대비 생산 가격이 높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의 90%가 LCD TV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주력 프리미엄 라인업인 QLED TV는 LCD 패널을 기반으로 퀀텀닷 필름을 입혀 색 재현율을 높인 제품이다. 이에 LCD 패널의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CD 가격 인상을 계기로 OLED TV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 등 중소형 OLED에 강점이 있지만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서도 기술과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높은 데다 OLED TV 판매율도 늘어나고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LCD 가격 상승을 계기로 OLED TV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LCD가 제품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지만 단순히 LCD 가격 인상만으로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 패널은 제품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 외에도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은 만큼 LCD의 가격을 수익성과 바로 연결하기 어렵다. 그리고 다양한 업체에서 패널을 구입하고 있다"며 "결국 시장에서 제품이 잘 팔리느냐가 중요한 만큼 가전 시장이 회복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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