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점유율 격차가 3%포인트(p) 수준인 상황에서 신상품 확대부터 수수료 인하까지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5일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국내 ETF 시장점유율 38.1%(72조37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5%(66조1794억원)로 집계됐다. 두 자산운용사의 ETF 순자산총액 차이는 5조8582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정통 강호로 꼽힌다. 2020년까지 ETF 시장점유율 50%선을 항상 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1년부터 시장점유율이 40%선으로 떨어지면서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격차가 좁혀졌다. 2024년 말 ETF 시장점유율 격차가 2.1%포인트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 격차가 25일 기준 3.1%포인트로 소폭 벌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력 ETF 투자자산인 미국 증시가 올해 들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ETF 성장세도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미국 증시 투자 ETF인 'TIGER 미국S&P500'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12월 7조2678억원에서 올해 2월 8조210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3월 26일 기준 7조8994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이런 상황을 틈타 삼성자산운용은 신상품으로 ETF 시장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먼저 올해 1월 커버드콜 ETF인 'KODEX 미국S&P500데일리커버드콜OTM'을 출시했다. 미국 S&P500 지수에 투자하면서 매일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연이어 채권형 ETF인 'KODEX 27-12회사채(AA-이상) 액티브'도 추가로 내놓았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면서 채권형 ETF를 향한 관심이 늘어난 점을 겨냥했다.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버퍼형 ETF인 'KODEX 미국S&P500버퍼3월 액티브'를 상장했다.
커버드콜 ETF와 채권형 ETF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라인업으로 꼽힌다. 더불어 삼성자산운용은 이전에도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등 '국내 최초'를 강조한 ETF를 일부 선보였는데 올해도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투자 ETF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올해 1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 2월 'TIGER 미국소비트렌드 액티브'를 각각 내놓았다. 더불어 3월 연금투자자를 겨냥한 'TIGER TDF2045' ETF를 출시하며 상품 경쟁에 나섰다.
현재 출시된 TDF ETF 중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은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2050 액티브'(2125억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DF ETF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에서도 두 자산운용사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수료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6일 미국 대표지수 ETF의 총보수를 연 0.07%에서 연 0.0068%로 낮췄다. 바로 다음날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ETF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연 0.0062%로 인하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증시 기반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운용보수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레버리지'(2조2648억원)를 비롯해 국내증시 레버리지‧인버스 ETF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마케팅 과정에서 기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18일 열린 KODEX 미국S&P500버퍼3월 액티브' ETF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ETF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부문장은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사회적 책임은 고객 이익을 위한 혁신 추구"라며 "새로운 투자 솔루션으로서 버퍼형 ETF를 아시아 최초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맞불을 놨다.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24일 'TIGER TEF2045' ETF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ETF가 갈수록 어렵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쪽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버퍼형 ETF의 경우 투자자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방식을 채택한 상품으로 꼽히는 탓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TIGER ETF' 유튜브채널에 '버퍼 ETF는 정말 손실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숏츠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마케팅비용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인 동시에 이전에도 ETF 시장점유율과 관련해 은근한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며 "ETF 시장이 향후 몇 년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회사의 점유율 경쟁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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