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M&A(인수합병) 활성화 기대감이 올해 들어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확대를 위해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업권 전반의 건전성 악화는 여전히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건전성 유지를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 불가피하지만 일부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여력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번 규제 완화로 인수할 수 있는 저축은행 대상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업권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저축은행 인수를 타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수도권 저축은행업권 내 M&A 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만큼 실질적인 M&A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경영 환경 악화 대응책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을 통해 M&A 규제를 기존보다 대폭 완화하는 계획을 내놨다. 먼저 구조조정 대상인 부실 저축은행 기준을 2년간 분기별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넓혔다. 기존의 경우 적기시정조치(유예 포함)를 받거나, 검사 결과 재무상태가 적기시정조치 기준에 해당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구조조정 대상에 해당했다.
기존 9%(자산 1조원 이상 10%) 이하였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기준도 11%(자산 1조원 이상 12%) 이하로 확대했다. 구조조정 촉진 필요 저축은행 기준은 대주주 결격사유에 대한 충족명령 이행이 불가능해 주식처분명령이 예상되는 경우까지 포함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업권 내 M&A 규제를 엄격히 관리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 저축은행들 위주로 안정적인 경영이 이어진 데다 선제적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면서 규제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그간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는 실효성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 2023년 비수도권 저축은행 영업구역을 확대하는 방식의 M&A 규제를 완화했지만 실제 M&A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저축은행업권 전체 영업자산의 85%가 수도권에 몰린 여건에서 비수도권에 한정된 만큼 비수도권에 치중한 규제 완화는 무의미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의 최근 조치는 저축은행 M&A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수도권 영업구역의 경우 대주주는 2개의 저축은행까지만 지배할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 규제를 풀어 부실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의 경우 추가 M&A를 허용키로 했다.
◆관심 커지는 수도권 주요 저축은행, M&A 후보군은…"규제 더 풀어야" 지적도
수도권의 대형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게 되면서 매물 대상은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도권 저축은행 42곳 가운데 자산 1조원 이상, BIS비율 12% 이하인 곳은 JT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이다. 이외에 다올·바로·에큐온·OSB저축은행 등도 BIS비율이 12%대로 규제선에 근접하고 있다.
실제로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OK금융그룹이 인수를 위한 실사 및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과거 매각을 고려했던 에큐온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 등도 M&A 추진 가능성이 높은 저축은행으로 꼽힌다. 민국저축은행을 비롯해 오너경영 형태인 수도권 20개 저축은행 일부 역시 경영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권내 뿐만 아니라 비금융권 중견기업들도 잠재적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다. 주기적으로 물망에 올랐던 금융그룹들은 최근 M&A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진 모습이다. 한때 저축은행 매물 실사를 진행하기도 했던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보험사 인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최근 추가 M&A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비금융 기업으로부터의 저축은행 인수 의사는 높게 감지되고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역시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비금융권의 중견기업과 증권사들의 관심도가 높다"며 "좋은 매물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연락도 종종 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실 위험이 있는 저축은행만을 M&A 대상으로 한정하는 현행 규제를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와 달리 대형 저축은행의 경영이 오히려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우려해 M&A를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저축은행업권 내에서의 M&A 활성화를 통한 내실경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의 부실화의 방지하기 위해 업권 내 M&A를 규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부동산 PF 등의 문제를 겪는 곳은 자산규모 1조원 안팎의 중소형 저축은행"이라며 "자유로운 M&A를 통해 대주주의 자금지원과 효율적 저축은행 운영이 가능한 시점인 만큼 추가 규제 완화가 실효성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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