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첫 TDF ETF 상품을 선보인다. 다른 운용사 상품 라인업과 달리 패시브 ETF 방식을 채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TIGER TDF2045' ETF를 25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처음으로 내놓는 TDF ETF로 은퇴 목표시점(빈티지)는 2045년이다.
TDF ETF는 ETF(상장지수펀드) 형태의 TDF(타겟데이트펀드)를 말한다. TDF는 글라이드패스(생애배분주기)에 따라 투자자산 구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상품이다. ETF는 기초가 되는 비교지수 성과를 추적하는 인덱스 펀드로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ETF는 비교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비교지수를 70% 이상 추종하고 나머지는 운용역 재량에 맡길 수 있는 '액티브 ETF'로 나뉜다. TIGER TDF2045 ETF는 'S&P500 & KOREA 타겟 데이트 2045 인덱스'를 비교지수로 삼은 패시브 ETF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TIGER TDF2045 ETF는 전 세계 최초 패시브 ETF"라며 "장기 우상향을 증명했고 한국 투자자가 선호하는 미국 대표지수 S&P500 종목에 전체 투자자산의 80%를 투자하고 나머지 20%는 국내 채권에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TDF2045 ETF의 빈티지(은퇴 목표시점)을 30~40대의 은퇴 시기인 2045년으로 설정했다. 더불어 S&P500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직접 짤 수 있는 DC형(확정기여형) 또는 개인형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투자자산의 최소 30%는 안전자산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 TIGER TDF2045 ETF 같은 TDF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는 "미국 시장 조정기에 위험자산 비중 확대를 원하는 퇴직연금 투자자가 많다"며 "안전자산을 TIGER TDF2045 ETF로 바꾼다면 전체 퇴직연금 투자자산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최대 93%까지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TDF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기준 275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TDF 순자산총액이 16조30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TDF ETF의 성장 부진 이유를 TDF 펀드 투자방식의 답습으로 꼽았다.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기존 TDF ETF는 글로벌 자산 투자와 액티브식 운용 등 TDF 펀드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왔다"며 "액티브 ETF라 향후 수익률 예측이 패시브 ETF보다 상대적으로 힘들다는 단점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TDF2045 ETF를 패시브 ETF로 내놓으면서 이미 결정된 포트폴리오에 집중 투자, 매일 관련 자료 공개, 낮은 운용보수 등의 강점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다만 TDF의 특징인 글라이드패스를 이식해 장점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S&P500은 최근 20년 수익률이 300% 이상이라 장기 투자가 필요한 TIGER TDF2045 ETF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액티브 ETF 방식의 TDF ETF는 향후 투자자산에 어떤 위험자산이 들어갈지 예상이 힘든데 이를 패시브 ETF 채택으로 보완했다"고 말했다.
TIGER TDF2045 ETF의 글라이드패스를 살펴보면 25일 상장날짜 기준으로 전체 투자자산의 79%를 S&P500에, 21%를 국내 단기채로 구성한다. 그 뒤 2040년까지 매년 S&P500 투자 비중을 1%포인트씩, 2041~2045년은 5%포인트씩 각각 낮춰 최종 수치를 39%로 만든다.
윤 본부장은 "그동안 ETF가 갈수록 어렵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쪽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며 "TIGER TDF2045 ETF는 패시브 ETF의 특징을 극대화한 '원티켓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구체적 일정을 잡진 않았지만 향후 다른 빈티지를 잡은 TDF ETF를 내놓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수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전략ETF운용팀 선임매니저는 "라인업 구성 차원에서 빈티지를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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