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홈플러스가 수년간 벌여온 자산유동화 정책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대규모 부채 상환을 위해 세일앤리스백(S&LB, 매각 후 재임차)에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리스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다. 시장에서는 과도한 자산유동화가 오히려 수익성의 발목을 잡으며 기업회생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이달 4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개시 결정을 받았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두고 일각에선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무리하게 추진했던 자산유동화 정책이 독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6조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MBK파트너스와 공동 투자자의 투자금은 3조2000억원(우선주 7000억 포함)이었다. 나머지 2조7000억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금융권 차입을 통해 조달됐다. 홈플러스는 이에 앞서 테스코 시절부터 남아 있던 고금리 차입금 1조3000억원과 단기 운전자금 차입 7000억원도 남아 있었다. 결국 홈플러스는 약 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차입부담을 떠안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자산유동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홈플러스 안산점, 대구점, 대구둔산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해운대점 등을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전환해 약 2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인수금융 상환에 대부분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 홈플러스 매장은 총 126개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인 64개 매장이 임차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에 이 회사의 리스부채 규모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2015년 2조8669억원에서 작년 11월 말 기준 3조5133억원으로 22.55%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의 무리한 자산유동화가 결국 자금줄을 옥죄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세일앤리스백 전환에 따른 리스부채 확대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홈플러스는 작년 11월 말 기준 3392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리스부채가 상당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자산유동화를 통해 더하기 경영이 아닌 뺄셈 경영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이 과정에서 실시한 세일앤리스백이 회사의 리스부채 부담으로 돌아오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향후에도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대구내당점, 부천소사점, 순천풍덕점, 부산반여점, 신내점이 이같은 방식 도입을 앞두고 있다. 다만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재입점 가능성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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