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최근 회사채 시장 훈풍 덕에 BBB급 채권 물량이 대거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틈타 LS네트웍스(신용등급 BBB+)도 6년 만에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네트웍스는 오는 27일 2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1.5년물 단일물로 구성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억원으로 증액발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발행일은 다음 달 7일이다.
LS네트웍스는 의류사업과 유통업, 용산 LS타워 임대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LS계열로 편입됐고, 지난해 1월에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LS증권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기도 했다.
LS네트웍스가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건 6년 만이다. 지난 2019년 발행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지속되자 공모채 시장에 발길을 끊었다. 다만 최근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임대수익도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공모채 시장에 나와 자금을 조달하는데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근 회사채 시장이 연초효과로 우량채뿐 아니라 비우량채까지 훈풍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발행에 나선 BBB급 발행사 대부분은 특별한 미매각 이슈 없이 모집액을 모으고 있다. 최근 AJ네트웍스만 특정 만기(3년물)에서 10억원 정도 수요가 미달났다. 다만 이조차도 전체 모집액(300억원)을 웃도는 주문액(560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아 만기 전략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만기도래 채무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3월 14일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116억원 수준이다.
이번 발행을 통해 LS네트웍스는 금융비용을 줄일 전망이다. 내달 상환해야 할 사모채 금리가 7.5% 수준인데,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BBB+급 1.5년물 채권의 평균 금리는 5.3% 수준이다. 즉 이번 발행을 마치면 22bp(1bp=0.01%포인트) 정도 이자비용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눈길을 끄는 건 LS네트웍스가 오랜만에 발행시장에 복귀했음에도 NH투자증권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LS네트웍스는 그간의 발행마다 두 곳의 주관사를 꾸리는 기조를 이어왔는데, NH투자증권은 한 차례도 빠짐없이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발행 역시 NH투자증권을 비롯해 KB증권 등 두 곳에 주관 업무를 맡겼다.
이는 LS그룹과 NH투자증권과의 트랙레코드가 끈끈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 봐도 LS 지주사를 비롯해 산하 계열사 발행 딜 모두 NH투자증권이 주관업무를 맡았다.
이번 발행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LS네트웍스가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과중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LS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127.0%, 순차입금의존도 39.5%로 차입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LS네트웍스가 양호한 담보능력이 입증돼 차입금에 대한 대응은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익규모가 과소해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과중하다"면서도 "LS용산타워의 담보능력(5201억원)을 고려하면 차입금 차환 등의 부담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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