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 전동화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 9(아이오닉 나인)'이 '고급진 가성비'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동급 경쟁 모델인 기아 'EV9'와 비교했을 때 가격 부담은 낮추면서도 성능과 디자인은 모두 챙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돌파할 기대주로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동급 공력성능 '끝판왕'…고출력 USB 충전포트 등 EV 편의요소 '눈길'
지난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 양평군 이함캠퍼스를 경유하는 왕복 코스를 아이오닉 9 모델로 주행했다. 총 주행 거리는 편도 50km, 왕복 100km다.
이날은 눈이 내려 도로가 미끄러운 데다 시야 확보도 어려워 운전 난이도가 높았다. 유리창 앞면에 내비게이션 경로를 투사해주는 'HUD(Head-Up Display)'가 전방 주시에 소홀하지 않게끔 큰 도움을 줬다. 빌트인 캠·디지털 센터 미러·후방 카메라에 탑재된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도 악천후 대처에 큰 역할을 했다.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은 비나 눈으로 오염된 카메라 렌즈를 자동으로 세정해 가시성을 높여주는 게 특징이다.
도시고속도로 입출구 커브 구간, 언덕 등 난코스가 많았지만 아이오닉9은 흔들림 없는 주행감을 자랑했다. 특히 가장 까다로웠던 빙판길 주행에서도 탄탄한 접지력을 뽐내 인상적이었다. 실제 아이오닉 9의 공력 계수(Cd)는 0.259로 대형 SUV 기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공력 계수가 낮을수록 공기 저항이 줄어 주행 안정감은 높아지고 연료 효율은 개선된다.

특히 기자는 이날 디지털 미러를 처음으로 접했는데 기존보다 시야각을 확실히 터주는 느낌을 받았다. 디지털 미러의 경우 일반 아웃사이드 미러와 달리 실내에 장착된 덕분에 차량 공력 성능 개선에도 기여한다.
전기차(EV)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들도 아이오닉9의 주행 매력을 한층 끌어올려 준다. 100W(와트) 고출력 USB-C타입 충전포트가 대표적이다. 아이오닉 9 차량에는 6개 포트가 장착돼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들이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편리하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아이오닉 9 특유의 넒직함도 빼놓을 수 없다. 3시간에 이르는 짧지 않은 주행 내내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전작 아이오닉 5과 비교해 전장이 400mm 늘어나 충분한 실내 공간을 갖춘 덕분이다.
◆ 6000만원대 가격 승부수…안전성 증대·프리미엄 디자인 구현
아이오닉9은 현대자동차가 전동화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대형 SUV인 만큼 가족 단위층은 물론 기존 전기차 이용 고객 등을 두루 공략해 '국내 연간 판매량 6500대' 목표 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오닉 9의 경우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카드로 '가격 경쟁력'까지 꺼내들었다. 우선 아이오닉 9 7인승 기본 트림 익스클루시브(6715만원) 판매가격은 EV9 에어 대비 622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배터리 안전성' 문제 개선에도 각별히 신경썼다. 아이오닉 9에는 '국내 최초 배터리 안전성 인증' 통과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사전 안전 인증 주요 시험 항목은 배터리 진동·열 충격·연소·단락 등 10여개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차는 자체 시험을 바탕으로 추가 검증을 거쳤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블루링크'와 배터리 화재 안심 프로그램 등을 통한 후속조치도 마련했다. 우선 배터리 실시간 모니터링 및 SOS 긴급 출동 등을 지원하는 블루링크 라이트 서비스는 가입 후 5년이 지난 이후 추가로 5년 동안 무상 제공한다. 배터리 화재 안심 프로그램은 전기차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대차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실리를 챙기는 대신 디자인으로는 감성을 극대화하며 '운용의 묘'를 발휘했다. 아이오닉 9 디자인은 보트에서 영감을 얻어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을 연출한 게 특징이다. 에어로스테틱은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의 합성어다. 차량 주요 코너부와 루프 라인은 곡선 형태로 처리돼 아이오닉 9의 세련된 이미지를 돋워주는 동시에 공력 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아이오닉 9 고유의 깊이 있는 공간과 대용량 배터리의 우수한 전력 활용성은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어 줄 것"며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세심히 고려해 설계된 아이오닉 9의 편의 사양은 공존의 가치를 제대로 선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