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삼성카드가 10년 만에 카드업계 실적 1위에 올랐다. 고금리 한파 등 업황 악화 속에서도 꾸준한 내실 성장을 이어온 덕분이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 지양, 선제적 조달구조 다변화 등을 기반으로 철저한 비용관리에 나선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66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5721억원의 순익을 거둔 신한카드보다 925억원 웃돈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보면 삼성카드는 5315억원으로 신한카드(5527억원)에 뒤처졌으나 4분기 실적에서 큰 격차(삼성카드 1331억원·신한카드 194억원)를 내면서 순위 탈환에 성공했다.
2007년 신한·LG카드 통합 이후 삼성카드가 연간 순이익으로 업계 1위를 달성한 적은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였다. 관계사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이익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다. 2014년의 경우 삼성카드는 65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신한카드(5721억원)을 제쳤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제 순이익은 3024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이같은 일회성 요인 없이 1위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핵심은 비용 관리다. 본업인 신용카드업에 집중하면서도 관련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면서 어려운 업황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삼성카드의 연간 판매관리비는 ▲2021년 1조9438억원 ▲2022년 1조9153억원 ▲2023년 1조9186억원 ▲2024년 1조9240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국세·지방세 및 자동차결제 등 무수익성 자산에 대한 마케팅비용을 대폭 축소하면서다. 반면 같은 기간 순이자이익은 2021년 3조1027억원에서 2024년 3조4998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선제적 조달구조 다변화를 통한 이자비용 축소도 꾸준한 실적 확대에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COVID-19)' 시기 펼쳐졌던 저금리 환경에서 장기차입금 비중을 늘리며 만기를 분산시켜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전체 차입금 중 1년 이하 단기물 비중은 2022년 27.6%에서 2024년 24.1%로 줄었다. 전체 차입규모 역시 2022년 18조5413억원에서 지난해 18조4193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말 4.79%였던 신규 차입금 조달금리는 2024년말 기준 3.39%로 1.40%포인트 하락했다.
건전성 관리를 통한 대손비용 축소도 내실성장의 한 축으로 꼽힌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대손비용은 6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연체채권 규모는 같은 기간 3290억원에서 2930억원으로 10.9% 줄어들었다.
이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삼성카드의 영업이익은 이미 2022년부터 신한카드를 추월해왔다. 1인당 생산성 역시 2022년부터 카드업게 1위를 놓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1인당 생산성은 3억3430억원으로 카드사 중 유일하게 3억원을 넘겼다.
삼성카드는 올해 역시 기존의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본업을 통한 실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회수환경도 악화되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유지하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변화와 쇄신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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