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너제이=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은 삼성전자와 구글, 양사의 강점과 노하우를 결합한 협업의 결정체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전문성, 모바일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 오랜 기간 구축된 광범위한 갤럭시 생태계를 바탕으로 실감 나는 X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 입지를 확보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 부사장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산호세(새너제이)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직후 가진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첫 XR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 시제품을 체험존에 선보였다.

김기환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XR 프로젝트 시작과 중심에 구글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뉴욕에서 구글과 개최한 'XR 언락(Unlocked)' 행사에서 XR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공개했다.

김기환 부사장은 "구글은 독립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다 안 된 경험이 있고 삼성전자도 이제 VR로 성공한 경험은 있었지만, 산업 및 시장이 바뀌면서 변화가 있었다"며 "여러 가지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제대로 각 사의 장점을 가지고 새로운 비전을 제공하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OS, AI모델, 단말기, 콘텐츠와 서비스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은 양사의 협력 사례 중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형태"라며 "삼성전자와 구글이 갤럭시 워치 시리즈를 위해 플랫폼 단계부터 함께한 '웨어(Wear) OS'가 성공을 거둔 것처럼 '안드로이드 XR'도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무한(無限)이라는 이름은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간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구글, 퀄컴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을 점차 확장하고 헤드셋과 글래스 등 다양한 폼팩터에 적용돼 무한한 사용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구글과 손잡고 증강현실(AR) 안경을 개발 중이다. 아직 AR 안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운영 체제를 공동 개발하다 보니 결국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사장도 언팩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폼팩터 중 2개 제품이 완성되면 출시하고 소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기환 부사장이 꼽은 신규 플랫폼의 특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범용성과 확장성, 멀티모달 AI다. 우선 범용성은 '안드로이드 XR'은 헤드셋과 글래스 등 다양한 폼팩터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프로젝트 무한' 헤드셋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글래스 형태의 기기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

확장성은 XR 생태계 확장을 위해 기존 안드로이드와 XR 개발자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기존의 모든 모바일 안드로이드 앱을 XR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풍부한 콘텐츠를 확장성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고 삼성전자와 구글의 네이티브 앱과 서비스 모두 XR 헤드셋에서 구동된다고 밝혔다.

김기환 부사장은 "오픈 XR', '게임엔진 유니티' 등 다양한 서드파티와 협업해 일상에서 뛰어난 사용성을 제공하겠다며 "멀티모달 AI 기반 상호작용이 플랫폼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선 추적, 제스처 등 기존 XR 입력 방식에 더해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사용자와 XR 기기 사이의 상호작용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플랫폼에 통합된 구글 제미나이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답변을 제공받는 등 AI 어시스턴트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 헤드셋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프로젝트 무한을 시작으로 헤드셋과 글래스 등 다양한 폼팩터별로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고민하고, 소비자와 기업 모두의 요구 사항에 맞춰 혁신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김기환 부사장은 헤드셋 형태를 첫 기기로 선보이는 이유로 "최첨단 기술로 가장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뛰어난 디스플레이, 센서와 옵틱 기술, 카메라 등을 통해 가장 고도화된 XR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한 사용감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고, 다양한 머리 모양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디자인을 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가벼우면서도 균형 잡힌 하드웨어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 무한은 방대한 갤럭시 에코시스템의 일부"라며 "다양한 기기 간 연결 경험 제고를 위해 XR과 스마트폰 사용의 시너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