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기 산업1부장] 대한민국이 분열 중이다. 정치판은 극좌와 극우만 남았고, 남녀 갈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세대간 갈등은 뜨겁다. 계엄령과 탄핵은 좌우로 분열한 대한민국을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단어다. 계엄령 선포는 윤석열 대통령이 했는데, 왜 전세계에 있는 교민들과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신 부끄러움과 고통을 감당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비상 계엄 선포는 정당했고, 본인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끝까지 헌법재판소 판결에 본인의 미래와 희망을 걸고 있는 듯하다. 의견을 내세우는 건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라고 하지만 그로 인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군인들의 명예와 사기는 누가 되찾아 줄 지 의문이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것은 국민이다. 44년만에 '5·18'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건 덤이었고, 수출 국가인 대한민국에게 1400원대의 원-달러 환율을 선사해줬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환율 1400원대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총력을 기울였지만 수많은 노력은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뉴노멀'이 된 환율은 1400원에 더해 내년에는 1500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2025년을 앞두고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들은 '초비상' 사태다. 내년부터는 원자재 가격은 10% 넘게 오르고, 환차손으로 영업이익도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힘들어진 석유화학, 철강, 항공 등의 일부 기업은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기고 중소기업은 폐업의 위기까지 내몰렸다. 일자리를 잃는 국민들의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윤 대통령 본인은 정치적 카드로 계엄령을 썼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국민들을 철저히 배제한 판단이다. 자신의 당인 국민의 힘도 저버리고 오로지 자신과 김건희 여사를 살리기 위한 악수 중 악수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탄핵안이 통과됐다고 해서 벌써부터 이를 기회 삼아 무리하게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자 기다렸다는 듯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 '25만원 지급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등을 재차 추진하기 위해 군불을 떼고 있다.
가뜩이나 환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영향력으로 인해 내년도 경영 전략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압박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한 권한대행마저 탄핵을 시킬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민주당도 왜 본인들이 대선에서 졌는지 곱씹어야 한다. 상대의 자살골로 인해 기뻐하지 말고 겸손히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권력은 높은 곳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나온다. 리더십은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낮출 때 나온다. 서로 자신들이 옳다며 왼쪽과 오른쪽으로 간다고 해서 국민들이 표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금 눈을 아래로 돌려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황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돌보고, 눈을 위로 들어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힘써야 한다.
12월25일은 크리스마스다. 예수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소외된 자와 가난한 자를 돌보고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혔다. 지구상의 모든 강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바다로 간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다시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 온전히 비워야만 다시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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