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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수냐 실력이냐
딜사이트 이진철 편집국장
2025.01.17 08:30:19
IT·전기차·생활용품 中 브랜드 진출 봇물…안방서 품질·기술력 경쟁해야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8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진철 편집국장] '대륙의 실수'라는 말은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생각보다 뛰어난 품질을 갖춘 중국 제품을 말할 때 쓰였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기술력을 얕잡아보는 뉘앙스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정보기술(IT)·전기차·생활용품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앞다퉈 나서는 것을 보면 한국 시장에서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을 발휘해 보겠다는 심산인 듯 하다. 


스마트폰, 가전, 전기차 등을 만드는 샤오미는 한국 지사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샤오미는 지난 2016년 한국 총판을 통해 국내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법인을 설립해 신형 스마트폰, TV, 웨어러블,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 로봇청소기 등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40%를 점유할 정도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내놓은 샤오미 신제품이 한국 소비자들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지 주목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BYD(비야디)도 승용 전기차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지난 2023년 기준 중국산이 총 1239대 판매돼 국산 판매량(1139대)을 추월했을 정도다. 비야디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전기버스 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이번에는 3000만~4000만원대 중저가 승용 전기차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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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생활용품점 미니소는 최근 서울 대학로에 매장을 냈다. 미니소는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해 70여개 매장을 운영하다 실적 부진으로 2021년 전면 철수했다. 3년 만에 한국에 재진출하는 미니소는 캐릭터샵으로 변신했다. 특히 젊은층 공략을 위해 해리포터,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와 IP(지식재산권)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매장에 캐릭터 굿즈를 대거 배치했다.


중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 때문이다. 중국 브랜드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의 골이 여전함에도 물가가 고공 상승하면서 가성비를 따지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은 테크 강국이자 K컬처로 유행을 선도하는 한국을 해외시장 진출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샤오미코리아 대표가 "한국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빠르게 수용하는 시장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언급한 것을 봐도 한국시장 공략에 집착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싸다고 무조건 중국 제품을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성비에 기술력까지 갖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게다가 미국이나 유럽만큼 규제가 강하지 않은 한국 시장은 아직은 낮은 품질 신뢰도가 약점인 중국 기업들이 공략하기에 유리하다.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을 갖췄는지 판단은 오로지 소비자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맹위를 떨쳤던 K브랜드들도 이제는 안방에서 방심할 처지는 아니다. 자칫 안방시장 잠식을 허용한다면 가뜩이나 내수부진으로 힘든 우리 기업에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중국 브랜드에 안방 시장을 내준다면 해외 시장에서 고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륙의 실수이든 실력이든 우리 기업들이 차별화된 품질과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안방 시장을 지키는 최선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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