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가진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이 향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쟁 장기화 및 비상계엄 등의 영향으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대출 상환 및 이자 등의 부담이 커진 까닭이다. 특히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경우 담보로 잡힌 주식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임 사장은 이달 16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주식 727만901주를 담보로 7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 총 주담대 금액은 17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임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주식(647만8472주)의 112.2%에 이른다.
주담대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증권금융 815억원(2건) ▲하나은행 620억원(1건) ▲하나증권 78억원(2건) ▲미래에셋증권 51억원(1건) ▲NH투자증권 116억원(3건) ▲대신증권 14억원(1건) 등이다. 그 중 36억원 규모의 한국증권금융 주담대 1건은 임 사장이 대표로 있는 코리그룹의 계열사 코리포항이 실채무자다.
임 사장이 보유주식 보다 많은 물량을 담보로 설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배우자 및 자녀들이 가진 지분을 빌려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임 사장과 그 가족이 보유한 지분은 948만7884주다.
문제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임 사장의 일부 주식에 대한 담보가치가 대출금을 하회하고 있는 점이다.
임 사장은 하나은행에서 620억원을 빌리며 개인주식 73만5000주를 담보로 맡겼다. 여기에 자녀들의 주식 126만5000주도 함께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대출의 대용가의 70%로 잡았다. 이는 대출금 620억원이 담보로 맡긴 주식 200만주의 70% 가치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이를 역산하면 해당 계약의 주당 담보가치는 3만1000원이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 18일 종가는 52주 최고가(5만6200원)에서 46% 이상 낮은 3만200원에 그쳤다.
그 외에 미래에셋증권에서 받은 51억원 상당의 대출도 담보가치가 대출금을 하회하고 있다. 이 계약의 주당 담보가치는 4만6749원으로 파악된다.
담보가치가 대출금을 웃돌고는 있지만 유지비율 기준가에 미달하는 계약도 5건이나 있다. 담보유지비율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주가 하락을 대비해 상당액 이상으로 담보를 유지하도록 정한 비율이다. NH투자증권 116억원과 하나증권 78억원 대출의 유지비율 기준가는 최저 3만8000원에서 최고 5만50원까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 5건의 계약기간은 모두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담보유지비율 기준가를 밑돌 경우 대출계약 연장 시 채권자들이 추가 담보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만약 추가 담보 제공을 하지 못할 경우 대출금 일부 또는 전부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또 최악의 경우 반대매매 통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주현 부회장 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상황이다. 먼저 임종훈 대표의 경우 456만5243주를 담보로 873억원을 빌렸다. 이는 임 대표 보유지분의 72% 수준이며 그의 가족 주식까지 포함하면 담보설정 주식비율이 53.1%까지 떨어진다. 임 부회장의 경우에는 보유 물량의 36.3%인 240만9624주를 담보로 550억원을 대출받았다.
임 대표와 임 부회장 모두 담보가치 및 담보유지비율 미달 대출계약을 보유하고 있지만 추가담보 제공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 부회장의 경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에게 지분을 매각하고 받은 자금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오너일가의 주담대가 현재의 경영권 분쟁을 판가름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주담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형제 측 지분율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임종훈 사장의 경우 주담대 상환 등을 이유로 이달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4만3000주, 14만6838주를 매각했다. 거래대금은 총 120억원이다.
앞서 임종훈 대표도 올해 11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주를 블록딜로 매매했다. 당시 임 사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부득이하게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해당 주식은 대주주연합에 속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11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표결 결과를 고려했을 때 형제 측 지분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경우 경영권 다툼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 있다"며 "이르면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쟁이 종료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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