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은행 임원 인사의 향방이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주 발표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인사에 본부장급 인물들이 파격적으로 발탁되면서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뽑혔던 부행장들의 거취에도 변동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신한금융 계열사 CEO 인사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부행장 인선 역시 이같은 인사기조가 동일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진 회장 뿐만 아니라 2년 임기를 새로이 부여 받은 정상혁 행장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그런만큼 정 행장과 임기를 함께 시작한 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은행 부행장은 총 10명이다. 이중 전필환 부행장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로부터 신한캐피탈 차기 사장으로 추천받으면서 부행장 중 유일하게 계열사 CEO로 영전했다. 전 부행장은 일본 SBJ은행 설립의 핵심멤버로 신한은행 일본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진 회장의 신임 역시 누구보다 두터운 인물로 평가된다.
남은 9명 중 우선적으로 눈길이 쏠리는 인물들은 서승현(글로벌사업그룹장)·정근수(GIB그룹장)·정용욱(영업추진4그룹장) 부행장이다. 이들은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임원으로 기용돼 부행장 자리까지 오른 인사들이다. 정근수·정용욱은 2021년, 서승현은 2022년부터 부행장직을 달았다.
은행 내 최고참급 임원인 만큼 세대교체의 기류 속에서 이들의 연임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지주 부사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지주에서는 고석헌·이인균·왕호민·박현주 부사장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 고석헌 부사장은 2022년, 이인균·왕호민 부사장은 2019년부터 지주 임원직(상무 포함)을 수행해왔다. 박현주 부사장은 신한은행 부행장도 겸직 중이다.
남은 김윤홍·김기흥·황인하·용운호·임수한 부행장은 2023년 정상혁 행장과 함께 선임돼 손발을 맞춰왔다. 이들은 1966~1968년생으로 진 회장 체제 하의 첫 세대교체 인물로 평가돼 왔다. 다만 이번 계열사 CEO 인사로 세대교체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연임 여부도 쉽사리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임기만료를 맞은 부행장 9명 중 5명만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진 회장 체제 이후 이어진 조직슬림화 작업이 지속될 경우 연임자 수는 이보다 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 부행장수는 임원인사 후 기준으로 2022년말 18명, 지난해말 16명으로 줄었다.
부행장 변화폭에 따라 기존 상무급 임원의 부행장 이동도 높게 점쳐진다. 현재 신한은행 상무는 총 6명인데 이중 박의식·윤준호·이영호·김상근·김준환 상무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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