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가 지난 34년여간 국‧내외 영업 최일선에서 활약해 온 김현석 전 BG(비즈니스그룹) 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았다. 신규 OE(신차용타이어) 공급 확대와 더불어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해진 만큼 김 신임 대표가 짊어진 무게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 마련을 위한 토대를 닦아야하는 중차대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회복 등 김 대표가 풀어내야 할 넥센타이어의 중점 과제를 딜사이트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넥센타이어가 유럽 생산거점인 체코공장 증설 후유증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체코공장 2단계 증축 재원으로 활용할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오면서 순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선 이후 매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차입금의존도가 마이너스인 한국타이어는 차치하고 경영 정상화 중인 금호타이어도 눈에 띄게 수치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넥센타이어의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의존도는 34.8%로 지난해 연말 대비 0.5%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2022년 순차입금의존도가 30%대로 진입한 뒤 2년째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21년까지만 해도 23.3% 수준이던 넥센타이어의 순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34.0%로 올라선 뒤 지난해 34.3%를 기록했다.
업종 마다 차이는 있으나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차입금의존도는 통상 30% 이하를 유지하도록 권장된다. 이를 고려하면 넥센타이어의 타인자본 의존도는 양호하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차입금의존도가 높으면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된다.
넥센타이어 차입 부담 확대는 체코공장 증설에 기인한다. 체코공장은 넥센타이어의 유럽 생산거점으로 2019년 프라하 인근 도시인 자테츠(Zatec)에 들어섰다. 이어 최대 매출처인 유럽 공급력 강화를 위해 6000억원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해 2단계 증축에 나섰다. 2021년 8922억원이던 순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연말 1조4535억원으로 급증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증설이 마무리 되면서 넥센타이어 체코공장의 캐파(CAPA·생산능력)는 기존 550만본(개)에서 1100만본으로 확대됐다.
특히 만기가 1년 이상인 비유동성 차입이 이뤄진 데다가 차환을 위한 사채, CP(기업어음)도 발행되면서 차입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 실제 넥센타이어는 기존 차입금을 차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3293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더불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총 1100억원 규모의 CP도 찍었다. 이 가운데 400억원 규모의 CP 상환만 이뤄진 상태다.
이와 달리 경쟁사인 금호타이어는 재무 체력을 회복해 나가면서 넥센타이어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양상이다. 넥센타이어는 여러 재무 건전성 지표 중에서도 차입금의존도 만큼은 금호타이어에 크게 앞서 있었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과정이 궤도에 오르면서 차입 부담도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이다. 차입금 상환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타인자본 비중이 점차 감소했다. 지난 2022년 46.5%에 달했던 순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9.5%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38.1%로 추가 하향됐다.
다만 넥센타이어가 차입금에서 유발되는 이자를 부담하는 능력이 소폭 나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3분기 넥센타이어의 이자보상비율은 1.11배로 1.00배를 기록한 전년 동기 보다 개선됐다.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흐름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022년 3분기 물류비 증가 등의 이유로 마이너스(-) 820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525억으로 플러스 전환된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도 304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5번째 신공장 투자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현금 유입분으로 기존 차입금을 상환해 나갈 예정인 만큼 재무 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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