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반도체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이에스티이(ISTE)'가 IPO를 통한 상장에 도전한다. 주력 제품인 풉 클리너(FOUP Cleaner)를 비롯해, 플라즈마 기상 화학 증착 장비(PECVD)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아이에스티이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을 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코스닥 시장 데뷔 시 이들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티이는 지난달 2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60만주, 희망 공모가액은 9700~1만1400원을 제시했다. 오는 15~21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26~27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밴드 상단 기준 1061억원,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2013년에 설립된 아이에스티이는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으로, 독립 세정이 가능한 별도 챔버 기술과 이중 챔버 설계 기술, Cu(구리) 표면 전처리 기술 및 SiCN 증착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산업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 등이 있다.
아이에스티이의 주요 제품은 반도체 제조 공정 시 발생되는 각종 불순물로부터 웨이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풉(FOUP)의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한 세정 장비, 일명 풉 클리너다. 현재 글로벌 풉 클리너 시장에서 아이에스티이의 점유율은 9% 내외이나, 국내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실트론을 모두 고객사로 갖고 있어 향후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이에스티이는 2016년 SK하이닉스로부터 풉 클리너를 처음으로 수주받은 뒤 기존 경쟁사였던 Hugle(일)의 수주 물량을 흡수해, 대부분의 풉 클리너 물량을 공급 중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회복되며, SK하이닉스향 매출이 크게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아이에스티이를 SK계열사 관련 '반도체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다. 아이에스티이의 풉 클리너 매출 가운데 60% 이상을 SK하이닉스·SK실트론 등 SK계열사에서 올리고 있는 까닭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 53.1%, SK실트론 35%으로, 풉 매출에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HBM 공정과 관련해 새로운 고객 수요가 생기고 있어, 매출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이에스티이의 주력 제품인 NFC300은 300㎜ 또는 400㎜ 기판을 담는 용기를 자동으로 세정하고 건조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HBM에 호환이 가능하다. 또한 개선된 신형 NFC400에 대한 개발 역시 SK하이닉스가 직접 의뢰해 개발 및 공급을 완료한 상태로, 향후 수주가 확실시된다.
플라즈마 기상 화학 증착 장비(PECVD) 역시 주목받는 제품 중 하나다. 아이에스티이는 국산화되지 않은 공정인 질화탄소규소(SiCN) 박막을 공략해 PECVD 기술 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에스티이는 SK하이닉스의 최종 국산화 장비 후보자로 지난 2022년 말 선정됐다. 최근에는 양산 공급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퀄 테스트(Qual Test)용 장비를 공급 완료하고 양산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에스티이는 올해를 포함해 최소 향후 2년간 견조한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이에스티이가 제시한 매출 예상치는 2024년 439억원, 2025년 688억원, 2026년 9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각각 23억원, 108억원, 189억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풉 클리너와 PECVD 매출은 각각 ▲2024년 182억원, 35억원 ▲2025년 348억원, 70억원 ▲353억원, 29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재무적 투자자(FI)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모두 전환하며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 다수의 기업이 상장에 실패하면서 RCPS 전환에 애를 먹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나, 아이에스티이의 FI들은 기업의 성장성을 확신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에스티이의 RCPS는 지난해 12월 모두 보통주로 전환돼, RCPS 관련 부채 63억원이 모두 상각됐다. 덕분에 2021년 기준 169%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90%까지 낮아진 상태다.
아이에스티이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HBM과 PLP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선제적 제품 고도화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영역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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