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S효성첨단소재가 해외 자회사들에게 지원해준 채무보증 금액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이 회사가 채무보증을 서준 자회사 가운데 3곳만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HS효성첨단소재의 우발채무 리스크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HS효성첨단소재는 해외 자회사들이 보증 한도를 전부 이용하지 않은 데다 환율 변동으로 채무보증 금액이 올라간 영향이 있는 만큼 우발채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계열사에 채무보증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1조6819억원이다. 이는 2021년 말 1조382억원과 비교하면 62%나 증가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효성 광남(Hyosung Quang Nam Co., Ltd) 5831억원 ▲효성 베트남 (Hyosung Vietnam Co., Ltd.) 4035억원 ▲효성 독일지주회사(GST Global GmbH·연결기준) 3097억원 ▲효성 비나코어(Hyosung Vietnam Co., Ltd.) 1591억원에 달하는 채무보증을 섰다.
HS효성첨단소재의 채무보증 규모가 늘어난 건 이 회사의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올 상반기만 봐도 HS효성첨단소재의 전체 매출 1조6773억원 가운데 96.4%에 해당하는 1조6164억원이 해외 자회사에서 나왔다. 통상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운영자금 확보에 대한 신용보강 차원에서 이뤄진다. 다시 말해 해외 사업이 중요한 HS효성첨단소재가 자회사들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채무보증을 늘린 셈이다.
문제는 HS효성첨단소재가 채무보증을 서준 자회사 중 3곳만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낸 자회사는 ▲효성 베트남 412억원 ▲Hyosung Chemical Fiber 2800만원 ▲Hyosung Luxembourg S.A 4억원 등이다. 가장 많이 채무보증을 해준 효성 광남은 30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S효성첨단소재의 우발채무가 생길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모회사 부채에 속하지 않지만 채무자가 상환 불능에 처하면 HS효성첨단소재가 대신 갚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채무보증을 서준 베트남 광남은 올해 2분기 기준 채무보증 잔액(5857억원) 중 2233억원을 사용했다.
다만 효성첨단소재는 달러로 채무보증을 설정한 만큼 환율 변동에 따라 규모가 늘었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채무보증 잔액만 높을 뿐 실제로 채무보증을 이용해 차입한 돈은 적다는 입장이다. 이는 올 6월말 기준 해외 자회사들이 전체 채무보증 금액 1조5903억원 가운데 35.8%인 5699억원만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효성 광남의 경우는 현재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인데 높은 금리로 차입금을 마련하다 보니 이자비용 증가로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것이 HS효성첨단소재 측의 설명이다. 이에 오는 28일 효성 광남에 41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끝마치면 차입금 상환에 따른 이자부담이 낮아져 수익성 역시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채무보증 잔액이 조금 늘어난 것은 자사가 금액을 달러 베이스로 설정했다 보니 환율 변동의 영향이 있다"며 "채무보증 잔액도 한도를 설정한 것이지 실제로 채무가 그만큼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남 법인의 순손실의 경우 투자할 당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높아서 그런 것일 뿐 영업에서 문제는 없다"며 "유상증자로 금리 높은 차입금을 상환한 만큼 이자비용이 감소해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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