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아미코젠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관계사(비피도)를 매각했음에도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자 전환사채(CB) 발행, 자회사 합병 및 지분 매각 등을 통한 현금 확보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대규모 현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채무 상환 등을 위한 추가 CB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미코젠은 자회사 비욘드셀과 소규모합병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비욘드셀은 세포배양 배지 개발 및 판매 등을 영위하는 아미코젠의 100% 자회사다. 아미코젠은 이번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 및 경쟁력을 높여 기업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미코젠이 합병을 추진한 배경은 비요드셀의 매출 부진과 이에 따른 손실 누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욘드셀의 매출은 작년 2억원에 불과했으며 당기순손실을 19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도 매출은 1억원에 그쳤으며 13억원의 손실을 냈다.
아미코젠은 합병 이후 비욘드셀을 하나의 사업부로 편입할 계획이다.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수익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앞서 아미코젠은 10월 28일 40억원 규모의 CB도 발행했다. CB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각각 채무상환(20억원) 및 연구개발(20억원) 명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는 제3회차 CB(잔액 56억원)을 우선적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문제는 현재 회사의 주가(1일 종가 4715원)가 3회차 CB 전환가액(8037원)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전환가액까지 주가가 상승하지 않을 경우 주식으로의 전환 보다 조기상환청구(풋옵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풋옵션 기한도 이미 올해 7월 시작됐다.
2025년 6월부터 전환청구가 가능한 130억원 규모 제4회차 CB도 존재한다. 4회차 CB의 전환가액은 5685원으로 풋옵션 행사는 2026년 1월 시작된다.
주가 부양을 위해선 매출 확대와 수익 개선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회사 매출은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억원, -14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작년 75억에서 올해 -79억원으로 악화됐다.
이에 회사는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도 추진 중이다. 대상은 '아미코젠(중국) 생물유한공사(아미코젠차이나)'다. 회사는 올 상반기 말 아미코젠차이나 지분 63.14%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40~50%를 현지 경영진에 연내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아미코젠차이나는 툴라스로마이신 원료(API) 및 완제 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매출 556억원, 당기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아미코젠 관계자는 "운영자금 마련 및 전환사채 상환을 위해 불가피하게 소규모로 CB를 발행했다"며 "현재 아미코젠과 퓨리오젠, 사업으로는 배지와 레진, 헬스케어를 제외한 비주력 계열사 대부분을 매각 및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회사의 추가 CB 발행을 점치고 있다. 매각 작업이 지연되거나 지분에 대한 적정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긴급히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35억원이지만 단기차입금은 780억원에 달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아미코젠차이나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 보인다"며 "앞선 비피도 매각에서도 아미코젠에 남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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