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MG손해보험 매각 관련해 국책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정치권 의견이 나왔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IBK기업은행만 해도 MG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MG손보를 인수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도 "(MG손보 인수를) 현재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이 MG손보 매각 관련해 KDB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콕 집어 인수 의사를 타진한 뒤 기업은행도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했으나 현실화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기업은행의 생명보험 자회사인 IBK연금보험의 상황도 그리 좋지 못하다. IBK연금보험은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 상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재무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진 상태다.
올해 초 기업은행이 IBK연금보험에 자금을 수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은행은 2020년 12월 IBK연금보험에 15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IBK연금보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수혈했다.
IBK연금보험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205.7%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도 웃돈다. 하지만 이는 경과조치를 반영한 수치로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 지급여력비율은 89.9%로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100%)에도 못 미친다.
당초 MG손보의 경우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로 대규모 자본 투입이 가능한 민간 회사가 인수하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이 시장과 금융권에 적지 않기도 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도 44.4%에 불과하다. 금융당국 권고 수준으로 맞추려면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국감에서 MG손보 인수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김복규 산업은행 전무이사는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있는 기관이 인수하는 게 맞다"며 "산업은행은 KDB생명 기업가치 제고와 매각을 진행하고 있어 MG손보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행장과 상의해 금융기관과 협의할 것"이라며 MG손보 인수를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책은행의 MG손보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시장은 다시 메리츠화재 등 기존 인수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수의계약으로 MG손보 매각을 추진 중인데 앞서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 등 2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MG손보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뒤 현재 강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예보는 지난해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된 뒤 올해 세 번째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세 번째 매각 공고 재입찰도 무산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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