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하림지주가 지난 2021년도 이후 2년 반 만에 사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림지주는 최근 공모 회사채(공모채)를 성황리에 발행했음에도 이번 자금 조달에서 비교적 금리 수준이 높은 사모 방식을 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림지주는 지난 25일 3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1년 단일물로 이자율은 연 4.65%였다.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이번 사모채 주관업무는 유안타증권이 맡았다.
하림지주가 사모채를 발행한 건 2년 반만이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로 사모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그간 신종자본증권(사모) 및 공모채를 찍으며 필요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하림지주는 올해 7월 공모채 시장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액을 받으며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당초 모집액은 1000억원이었는데, 수요예측에서 277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1160억원을 발행했다.
그런데 이처럼 공모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하림지주가 3개월 만에 자본시장에 나타나, 공모채가 아닌 다시금 사모채 카드를 꺼내 들며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통상 사모채는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가 예상되는 기업들이 발행하곤 한다. 조달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공모채와 달리 증권신고서 제출이나 수요예측 등 절차를 건너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하림지주의 경우 앞선 발행을 통해 투자자들의 넉넉한 투심을 확인한 기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림지주가 사모채를 발행을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하림지주의 실적을 꼽는 모양새다. 실제 하림지주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조213억원으로, 전년동기(3조2560억원) 대비 7.2%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1977억원으로 전년동기(2126억원) 대비 7.0% 줄었다. 이는 하림산업의 식품계열사인 하린산업의 실적 부진 여파가 지속되면서다. 하림산업은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은 ▲2021년 588억원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5억원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번 하림지주의 사모채 발행으로 이자 비용 상승은 불가피해졌다. 이번에 발행한 사모채 금리 수준은 4.65%인데, 발행 당일 하림지주와 같은 신용등급의 1년물 금리 수준은 3.92%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하림지주는 등급 민평 대비 73bp(1bp=0.01% 포인트) 수준의 금리를 얹어 발행한 셈이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하림산업을 포함한 계열사에 직접 지원은 부담이 커졌다"며 "앞으로 있을 자산 개발에서 직접 자금 조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재무적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