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화오션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9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BBB급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후 채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1.5년물과 2년물이며, 주관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증액발행 여부와 금리 및 수요예측일은 현재 주관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발행일은 내달 27일이다.
눈길을 끄는 건 한화오션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9년 만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5년 이후로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한화오션이 그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던 건 비우량한 신용등급과 무관치 않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신용등급 AA급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조선업 장기 불황 탓에 신용등급은 끝없이 추락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그간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슈로 조달 금리가 크게 뛴 탓에 회사채 시장에서 필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동안은 수주 대금을 활용하거나, 기업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인출 및 상환할 수 있는 한도 대출을 이용해 왔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올해 신용등급은 여전히 BBB급을 유지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BBB+(안정적), 한국기업평가로부터 BBB(긍정적)로, 스플릿(신용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 상태다.
아직 신용등급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화오션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배경으로 신규 수주 증가가 꼽힌다. 건조 물량이 늘면서 건조 인력 수급 등 운전자금이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화오션의 올해 3월 말 수주잔고는 27조3000억원으로, 매출 대비 약 3.0배에 달하는 제작 물량을 확보했다. 이달 초에도 글로벌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1만5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LNG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건조 물량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으로 인해 회사채 발행을 계획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은 해외 투자 등 자금 활용처가 분명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회사채 시장 활황에 비우량채까지 투심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금리 인하로 인해 자금 조달 환경까지 개선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추가 자금 조달 수단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채 시장은 최근 금리 인하로 인해 발행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BBB급 채권 역시 수요예측 흥행에 더해 증액 발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이랜드월드(BBB급)는 지난 15일 1.5년물 회사채 300억원 규모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단행, 목표액의 2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려 20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한진(BBB급) 역시 지난 17일 8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17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66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했다.
다만 한화오션 회사채 발행에 있어 우려스러운 점은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만 노동자 5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이 같은 이슈는 투자자의 투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화오션은 또 방산업체 중 유일하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B+등급을 받았다. 한화오션은 2022년 A에서 한 단계 하락한 B+를 받은 이후 3년 연속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근로자 사망사고 등 지속적인 안전사고 발생을 이유로 '사회' 항목이 A에서 B등급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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