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인도 가전 시장에서의 선두 입지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가전 구독 서비스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검토, 성장세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가전 시장에서 LG전자의 매출 상승세가 가파르다. 상반기 LG전자의 인도법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2조87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매출이 2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 전인 2021년 연간 매출 2조6256억원과 맞먹는 성과다.
이는 LG전자의 현지화 전략에 집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1997년 노이다에 인도법인을 설립한 이후 연구개발(R&D)부터 생산·판매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현지에 구축해왔으며, 노이다와 푸네에서는 소형 가전과 프리미엄 대형 가전을 제조하고 있다. 나아가 벵갈루루의 소프트웨어 연구소 LG소프트인디아는 현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가전은 LG'라는 공식은 인도에서도 통하는 분위기다. 옴디아와 GFK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LG전자는 상반기 냉장고·세탁기 부문에서 선두를 달렸다. 냉장고에선 점유율 30%로 삼성전자와 1위 자리를 다퉜고, 점유율 10%대인 미국 월풀과 중국 하이얼과는 상당한 격차를 벌렸다. 세탁기에서도 점유율 30%를 확보,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했다. TV 시장의 경우 지난 1분기 17%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14억 인구를 거느린 인도 가전 시장은 급성장이 전망된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8년 110억달러(약 14조6300억원)이던 인도 가전 시장은 2025년까지 210억달러(27조9300억원)로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전자는 현지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업간거래(B2B) 인도사업실을 B2B인도사업담당으로 격상했다.
이 같은 행보는 LG전자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현지 금융사 4곳을 IPO 주관사로 선정,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초 조주완 LG전자 CEO는 인도법인 상장 가능성에 대해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며 "LG가 인도에서 국민기업으로 자리 잡아 '내셔널 브랜드'로 성장할 큰 비전을 가지고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는 인도에 가전 구독 사업을 통한 추가 수익원 발굴도 모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인도에서 구독 사업의 사업성을 검증할 예정"이라며 "현지 소비자들이 대형 가전 등 가전 구독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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