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KB금융그룹이 보통주자본(CET1)비율에 의한 자본여력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타 금융지주들이 총주주환원율 타겟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주주환원 계획을 펼쳤다는 점에서 KB금융이 자본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자신감을 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24일 2024년 3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 앞서 '지속가능한 Value-UP'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양종희 회장이 직접 나서 발표를 주도했다.
양 회장은 "주주환원의 철학은 지속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며 "CET1비율을 연계해 일정 비율 이상의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올해 말 CET1비율이 13.5%인 경우 13%가 넘는 50bp(1bp=0.01%p)에 해당하는 자본은 다음 해의 배당과 상반기 자사주 매입 소각 재원이 되고,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 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JP모건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금융사의 주주환원 방식으로,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이 같은 결정이 수익성은 물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등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타 금융지주의 경우 총주주환원율 50%와 같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수익성과 자본비율 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타 금융지주들이 제시한 총주주환원율 최대 목표치가 50%인데 KB금융의 방식으로는 차후 50% 이상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김재관 KB금융 부사장(CFO)은 "KB금융 밸류업 방안의 차별점은 지속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에 있다"며 "우리는 주주환원을 CET1비율과 연계했기 때문에 CET1비율이 높을수록 주주환원은 확대되는 한편 CET1비율은 연중 13.5%를 지켜나가기 때문에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밸류업 방안은 CET1비율을 높은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어야만 시행 가능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이러한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춰 체질개선에도 나섰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더불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인 5% 내외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경영계획 수립 단계부터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자산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계열사는 물론 영업현장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패러다임이 녹아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RoRWA 성과를 경영진 보상체계에 더욱 확대 적용하고 영업현장에서는 핵심성과지표를 재설계 하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소각 계획과 함께 주당배당금을 2분기 대비 상향된 795원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KB금융이 올해 진행하는 자사주 매입 소각 금액은 8200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를 달성하게 됐다.
양 회장은 "많은 고민의 결과물을 오늘 밸류업 공시에 담았다"며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과 주주환원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KB의 지속가능한 여정에 저를 포함한 KB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ESG, 주주와의 소통에서도 지속 개선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