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SK플라즈마가 미래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간 투입하는 연구개발(R&D)비가 매출액의 1% 안팎에 불과한 까닭이다.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라인업 확대와 파이프라인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경쟁기업들과 비교할 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라즈마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7억원으로 매출(888억원) 대비 1.9%에 불과하다. 회사의 연구개발비율(연구개발비/매출액)은 2022년 1.6%(24억원/1481억원)에서 2023년 2.6%(38억원/1733억원)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다시 1%대로 주저앉았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율은 혈액제제 품목의 경쟁사나 SK그룹 내 다른 제약바이오기업들과 비교했을 때도 낮은 편이다. 혈액제제류가 매출의 30% 넘게 차지하는 녹십자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율(801억원/7742억원)은 10.3%에 달한다. 같은 기간 SK바이오팜의 개발비율(정부지원금 포함)은 32%(792억원/2480억원)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0%(543억원/490억원)에 달한다.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혈우병 치료제(SKP-0141, 비임상 완료, 자체개발) ▲저혈소판증 치료제(SID-2102, 1상 공동개발) ▲비공개(SKP-0162, 기초연구, 자체개발) ▲혈액응고장애 치료제(기초연구, 자체개발) 등이다. 하지만 사업 및 반기보고서상 해당 파이프라인들의 R&D는 올해 가시적인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은 제품도 2년 전 '리브감마에스앤주10%'가 마지막이다.
SK플라즈마는 개발 중심 신약개발(No Research Development only, NRDO)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RDO는 후보물질을 자체적으로 찾는 대신 외부 연구소나 기업 등으로부터 유망 물질을 가져와 임상 등 개발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는 후보물질 탐색 시간을 절약해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K플라즈마는 2022년부터 희귀난치성 질환을 타깃으로 후보물질 및 기업체를 선별하는 등의 역할을 NRDO 조직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회사가 첫 번째 NRDO 프로젝트로 추진한 큐로셀 외에 아직까지 눈에 띄는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아가 SK케미칼 출신들이 세운 티움바이오도 협업 대상으로 꼽히지만 혈우병 우회인자 치료제 등 주요 후보물질들의 임상이 상장 당시 계획보다 지연되며 SK플라즈마의 파이프라인 확대도 늦어졌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티움바이오는 2021년 7월 진행된 SK플라즈마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억원을 투자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R&D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가진 숙명이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며 "생산능력 확대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통한 R&D 고도화 역시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R&D혁신실'을 신설하고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과 가치창출(벨류 크리에이션) 활동을 추진 중이며 R&D비용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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