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교보악사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10년 만에 새 상품을 내놓으면서 기지개를 켰다. 국내 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장 중인 ETF에 눈을 다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이달 7일 기준 64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 운용사 26곳 중 19위 수준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2011년 4월 첫 ETF 상품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순위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비교적 일찍 뛰어들었지만 사업을 중간에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14년 2월까지 ETF를 전체 4종으로 늘렸지만 그 뒤 10년 이상 새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그동안 ETF 2종은 소규모 펀드로 지정돼 상장 폐지됐다.
2014년 당시 국내 ETF 시장이 이미 대형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재편된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교보악사자산운용도 2014년 말 기준 전체 ETF 순자산총액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은 10조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현재 ETF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대산맥 구도가 2014년부터 고착화됐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기업보다 몸집이 작은 후발주자였던 교보악사자산운용으로서는 한계를 느꼈을 수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ETF와 비슷한 주식형 인덱스펀드에 강했던 점도 한몫했다. 지금도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주식형 또는 주식혼합-파생형 인덱스펀드 49종을 운용 중이다. 2006년 3월 나온 첫 상품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투자신탁1호'의 순자산총액도 8517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최근 들어 ETF 시장에서의 기나긴 침묵을 깬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국내 ETF 시장이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만큼 중소형사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마지막 ETF를 내놓은 지 10년 만인 지난 9월 '교보악사파워K-주주가치 액티브'를 새로 출시했다. 코스피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이면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저평가 기업 50종목을 선정해 만든 비교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다음 ETF를 언제쯤 내놓을지를 놓고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올해 주식형 또는 채권형 ETF 상품 1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TF는 국내 여러 공모‧사모펀드 부문 중 사실상 거의 유일하게 눈에 띄는 성장성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2023년 한 해 동안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53.4% 커졌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의 순자산총액 증가율도 33.6%에 이른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전체 공모펀드 순자산총액 증가분이 90조6206억원인데 여기서 ETF의 비중이 45%에 이른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순자산총액 증가분은 39조3755억원으로 증가율이 6.3%에 불과하다.
이런 ETF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몇몇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교보악사자산운용보다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작은 우리자산운용(49.1%), 하나자산운용(131%),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241.3%) 등이 높은 ETF 순자산총액 성장률을 나타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가 비교적 낮은 운용보수와 대형사 중심의 시장 구도 성립 등을 약점으로 안고 있지만 성장성만큼은 어느 자산운용사든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교보악사자산운용 역시 성장동력을 늘리는 차원에서 ETF 사업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연간 실적 성장이 다소 주춤한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23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수익 411억원을 거뒀는데 전년대비 1%가량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158억원으로 1.9% 정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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