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의 분양시장이 최근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건설업황이 냉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 시장 회복에도 건설사가 지니는 위험요소를 해소하려면 지방 주택시장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단기간에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23일 한신평이 개최한 '2024년 하반기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건설사의 전반적인 턴어라운드(반등)를 위해서는 공사 현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건설업계의 지방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리스크 요인으로 인한 재무 부담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 온도차가 뚜렷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주택시장에서의 반등은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매맷값이 오른 것"이라며 "지방은 실거주수요가 적은 가운데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주택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미분양 주택 재고 물량이 수도권은 1만5000가구인데 비해 지방은 5만8000에 달한다.
그는 "정부가 공급확대를 포함한 8‧8 부동산 대책과 대출 규제를 내놨지만 전반적인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지역에서는 공급 물량이 줄고 단기간에 신규 공급이 쉽지 않아 주택 값이 오르는 반면 지방은 누적된 분양 물량으로 공급과잉 상태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양극화 상황에서 사업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방 주택시장의 분양여건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건설사가 지닌 리스크 요인을 ▲미분양 ▲PF채무 ▲영업자산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지방 주택시장이 부진하면 미분양이 증가하고 PF채무로 인해 재무 리스크가 커지고 대금 회수가 지연된다.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없으면 '반쪽짜리' 회복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미분양 리스크의 경우 대형건설사보다 수도권 미분양 유의지역과 지방사업장 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시공능력순위 16~50위 건설사의 사업장을 살펴보면 수도권 미분양 유의지역과 지방광역시, 그 외 지방 등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다. 한신평은 ▲중흥건설 ▲서희건설 ▲동부건설 ▲한양 ▲신세계건설 ▲진흥기업을 예시로 제시했다.
또 금융당국이 PF사업장 정리를 본격화한 가운데 전반적인 PF리스크 완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6월 말에도 한신평의 유효등급 건설사 합산 PF보증 규모는 2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추가 신용보강이 진행되지만 보증규모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다. 이로 인한 건설사 개별의 손실은 불가피한데다 PF 부실 사업장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 연구원은 영업자산 리스크도 대형건설사 위주로 커지면서 재무여건을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매출채권이 확대한 배경은 다수 준공 임박 물량이 집중되고 분양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며 "미분양, 미입주, 예정원가 조정으로 인한 매출채권 손실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시장 회복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주택시장 회복세가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주택시장 회복의 키는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라고 지목했다.
이와 관련, 한신평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시장 회복이 쉽지 않고 투자심리 냉각도 지속돼 건설사가 단기간에 턴어라운드 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건설사의 PF우발채무 실질 리스크, 영업자산 회수가능성, 계열 지원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적 대응 확보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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