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내수 중심의 유통산업은 국내 소비심리 변동의 영향이 커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변화된 소비패턴에 부합하는 경쟁력 구축과 비용효율화 성과, 업체별 통합 소싱과 신규 점포 출점 계획 등을 각 기업별로 다르게 적용해 신용도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신평은 23일 진행한 '소비부진과 이커머스 경쟁지형 변화 속, 오프라인 유통은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세미나에서 "지난 10년간 국내 소매유통 산업에서 민간소비는 장기적으로 저성장하고 유통채널의 공급이 과잉되고 있다"며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산업 구조에서 이커머스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전통 대형 오프라인 유통은 가계 소비패턴 변화 적응여부에 따라 실적 흐름이 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컨대 최근 10년간 대형마트는 연 평균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기점으로 백화점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금리가 불리하게 작용하며 전반적인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국내 공세가 본격화 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C-커머스로 인한 국내 유통시장에 대한 우려는 아직 과도하고 온라인 시장 전체의 경쟁 격화 상황으로 발전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난 7월 티메프 대금지급 미정산 사태로 대다수 국내 이커머스 사업모델인 '오픈마켓'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플랫폼의 신뢰도 중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탄한 자본력과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업체로 유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오프라인 유통업태별 향후 성장성도 살펴봤다. 백화점의 경우 앞서 2020년 아울렛, 복합쇼핑몰로의 소비이전과 신규 출점 부재 등으로 판매액이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확산 1년만인 2021년 판매액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상회했다는 설명이다. 명품, 골프용품 등 고가품 구매 증가로 지난해까지 성장흐름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요 백화점 업체들이 고객 집객을 극대화한 초대형 점포를 선보이며 향후 견조한 흐름을 예상했다.
반면 마트는 유통업태 중 유일하게 10년간 평균 성장률이 하향세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매출 65%이상을 차지하는 식품 품목의 온라인 침투율이 증가하고 편의점과 SSM(기업형 슈퍼마켓)도 식품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편의점은 양적인 측면에서 매년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소비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2023년 이후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업체 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해지며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국내 편의점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3,4위 업체인 코리아세븐과 이마트24는 영업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SM은 그간 경쟁심화로 악화됐던 수익성이 점차 개선세로 돌아오고 있다고는 설명이다.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편의점과 유사한 사업구조로 변화하고 있고 초기 출점비용이 낮아 출점 리스크가 완화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업태 전반의 출점 경쟁이 높아 경쟁강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향후 국내 유통업계가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신사업 추진보다는 본업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점포 구조조정, 구매·물류 통합 등을 통한 비용효율화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 측은 "전반적인 오프라인 유통산업 전망은 '비우호적'이지만 보유 포트폴리오에 따라 실적 변화가 다를것"이라며 "신용도 관점에서 중점적으로 검토할 사항은 개별 업체별로 다르게 적용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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