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의 풍부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찬탈에 나섰다는 해석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했고, 고려아연의 배당으로 해당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감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엑시트로 추가 이득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MBK는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4906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만기는 9개월로 최소고정금리는 5.7%에 달한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들이는 자금은 최대 2조원으로 MBK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5026억원, 영풍이 66억원을 마련한다.
MBK가 NH투자증권에서 빌린 자금의 이자비용을 9개월로 단순 계산하면 63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MBK가 고려아연의 현금성 자산을 통해 이자비용과 차입금을 갚아나가지 않겠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올해 6월말 기준 고려아연의 현금성 자산이 2조1277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MBK가 고려아연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우선 배당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MBK는 고려아연 지분 최대 14.6%를 가져올 수 있다. 배당성향을 높여 MBK로 향하는 배당금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MBK는 고려아연의 배당금을 주당 2만5000원대까지 높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고려아연이 주당 2만5000원을 배당한다면 올해 6월말 기준 유통주식 수로 총 5138억원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MBK가 고려아연 지분 14.6%를 확보한다면 750억원 가량을 배당 받을 수 있다. MBK는 배당만으로도 NH투자증권에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셈이다.
나아가 현금이 빠져나간 후 고려아연이 투자자금 등이 필요해진다면 MBK가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이자비용도 챙길 수 있다. 앞서 MBK가 BHC를 지배하는 글로벌레스토랑그룹을 대상으로 1482억원의 자금을 CB로 빌려주며 15%의 이자수익을 챙긴 사례가 있어서다.
다만 이렇게 된다면 고려아연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에 올해부터 2033년까지 총 11조9000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배당으로 현금이 빠져나가면 투자가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측이 NH투자증권에서 차입한 자금의 이자비용은 640억원 가량인데 해당 비용을 갚기 위해서 자사의 배당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렇게 배당을 늘리면 자사의 현금이 빠져나가고 신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MBK 측은 "이자 및 차입 때문에 배당을 늘리려는 건 아니고 단지 주주환원 정책일 뿐"이라며 "우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완료된 다음 이사회에서 신사업 등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MBK가 배당금으로 현금을 확보한 후 다시 영풍에게 고려아연의 지분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한다면 엑시트를 할 명분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MBK 관계자는 "엑시트는 너무 오래 남은 이야기라 지금 당장은 공개매수가 더 중요하다"며 "엑시트 방안을 지금 계획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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