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호주 함정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해군 함정 유지 보수 및 정비(MRO) 시장을 겨냥해 왔으나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호주로 키를 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도 호주 오스탈 인수를 추진 중이니 만큼 HD현대중공업과 이 회사의 경쟁이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이 아닌 호주와 캐나다, 유럽 등 함정 '통수출'이 가능한 지역 위주로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속도 내고 있는 곳은 호주다. 생산 거점을 찾고 있으며, 헨더슨 조선소 중에서 고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가 오스탈 인수를 추진하는 것처럼 HD현대중공업도 호주 현지 조선소에 대한 인수, 합작사(JV) 설립 등 투자를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의 주된 목적은 잠수함이나 이지스 구축함 등 신조선 수출로, 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이라며 "한화오션의 경우 미국 내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을 품어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이 목표지만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사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도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 100조원 규모의 군함이 발주될 가능성이 높은데 호주·캐나다·유럽 등 비공산주의 국가를 통틀어 고품질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 조선사들 밖에 없다"며 "HD현대는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한미일 경제 대화'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미국 MRO 사업 수주와 관련해 "특수선 야드 가동 상황과 수익성을 봐서 조만간 우리도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업계는 '수익성'이란 단서 조항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발언은 동년배 '라이벌'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대한 견제구에 가까우며, '수익성'이란 단서를 붙인 점에서 실질적으로 미국 진출에 대한 기조는 바뀌지 않았단 시각이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7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미국이 보내는 사업은 주로 보급선 MRO인데 비용 대비 사업성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왔다"며 미 MRO 사업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D현대중공업이 수익성 낮은 미국 MRO 시장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그나마 낫다는 필리 조선소만 해도 창정비 등 MRO 수익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보안을 이유로 현지인만 고용해야 하다 보니 인건비 부담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HD현대는 미국 필리 조선소를 두고 한화오션과 경쟁할 것으로 관측돼 왔지만 실제 인수전에는 참전하지 않았다. 또한 한화오션이 최근 수주한 미 해군의 최대 함대인 7함대 소속 4만톤급 보급선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엔 입찰조차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가 내년 초 함정 MRO 사업을 다수 발주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 MRO 물량까지 보고 다음 스텝을 정할 것"이라며 "이번 7함대 소속 MRO 프로젝트는 현재 독 운영 일정과 맞지 않고, 수익성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 투자 역시 수익성이 우선이라며 "현재까지는 조선소 인수보다 인력 파견 등 보수적인 수준의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의 헨더슨 조선소 투자는 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와도 맞물린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또한 미국처럼 조선 산업이 낙후된 상황이라, 헨더슨 조선소들을 현대화하는 게 숙원 사업"이라며 "HD현대와 한화 등 호위함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업체라면 동일하게 현지 생산 역량 강화를 조건으로 내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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