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퓨처엠 스스로 보유 현금이나 차입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포스코홀딩스의 입장이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에 수조원대의 투자가 남아 있고, 전기차 캐즘으로 재무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유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12일 포스코홀딩스 IR 담당자는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 요청이 (수개월 전부터)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어떤 회사가 투자를 하면 현금뿐만 아니라 차입을 하며 투자비를 감당하는데 그게 가능하다면 굳이 유상증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포스코퓨처엠과 자사의 유상증자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의) 투자 계획이 바뀌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유상증자가 시급하진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퓨처엠이 유상증자를 요청한 건 CAPEX(설비투자)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포스코퓨처엠의 총차입금은 6월말 기준 3조53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1%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이자비용 역시 217억원으로 이 기간 520%나 급증했고, 단기채무 대응 지표인 유동비율은 104.5%로 137.8%포인트나 하락했다.
문제는 포스코퓨처엠에 아직까지 2조6000억원 가량의 CAPEX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광양 양극재 5단계 ▲세종 천연 흑연음극재 2-2단계 ▲포항 인조 흑연 음극재 ▲세종 천연 음극재 S처리 ▲광양 전구체 2단계 ▲포항 양극재 2-1단계 ▲중국 절강포화 양극재 2단계 ▲캐나다 양극재 1단계 ▲캐나다 양극재 2단계 등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 악화 등 경영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투자 로드맵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포스코홀딩스가 유동성을 공급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의 영업현금 창출력의 즉각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계획된 투자는 있다"며 "재무안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보니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본을 확충하는 게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소요투자 계획이 확정돼야 유상증자 등 조달 방안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자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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