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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OLED 증착기…애플 품질테스트 통과할까
김민기 기자
2024.09.09 06:01:15
BOE와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 납품 계약, LGD 8.6세대 투자 없어 BOE와 맞손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3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익시스템의 클러스터 타입 중형 증착장비.(출처=선익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선익시스템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장비를 중국 BOE에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BOE가 애플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이번 납품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지만 BOE가 애플에 납품하는 주요 제품군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추가 납품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선투자를 하지 않아도 BOE가 한국 업체들을 잡기 위해 스스로 적극 투자를 하고 있어 선익시스템 장비 납품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BOE가 아직은 아이폰 하위 라인업과 리퍼 제품 일부만 납품하고 있어 향후 OLED 패널의 품질이 안 좋을 경우 프리미엄급 주력 제품 납품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 중이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4월 말 BOE가 중국 쓰촨성에 짓는 8.6세대(2290㎜×2620㎜) OLED 패널 생산기지에 들어가는 총 4대의 하프컷 증착장비 중 2대분에 대해 공급업체로 결정됐다. 현재 1차 투자가 진행 중이며 장비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2차 투자에도 추가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착기는 OLED 제조 핵심 장비로 유기물을 유리기판에 쌓아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일본 캐논도키가 독점해 왔다. 이번에 선익시스템이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장비 업체 최초로 8.6세대 양산라인에 증착기를 투입되게 됐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과 조건 등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1조원이 넘는 캐논도키 장비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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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비 납품은 최종 고객사인 애플과 디스플레이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의 경쟁구도와 이해관계 때문에 이뤄지게 됐다. 애플 입장에서는 OLED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삼성과 LG 이외에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추가적인 협력사를 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재무상황이 어려워지면서 8.6세대 투자를 접었다.


이런 상황에서 BOE가 OLED 시장에서 국내 기업을 따라잡고 애플 물량을 늘리기 위해 8.6세대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1~2차에 걸려 총 630억위안(11조9000억원)을 들여 중국 쓰촨성 청두첨단기술지구에 8.6세대 OLED 팹(B16)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업체들은 원가 경쟁력이 좋아 OLED에서 BOE 납품이 본격화 되면 기존 한국 업체들의 납품가도 낮출 수 있어 애플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이득이다.


하지만 BOE가 OLED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증착기가 필수인데 이미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일본 캐논도키의 장비 납품을 선점해 장비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LG디스플레이가 계약금은 냈지만 최종 철회하면서 BOE로 순번이 넘어왔지만 투자 일정과 맞지 않았다.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8.6세대 투자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애플의 수주를 받기 위해서는 2026년까지 공장을 가동해 양산이 가능한 체제로 가야 한다. 이에 BOE는 캐논도키와 선익시스템을 접촉했다. 선익시스템의 입장에서도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접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캐논도키 장비만 사용하고 있어 BOE와의 납품 계약은 어쩔 수 없는 선택지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선익시스템이 그동안 LG디스플레이와 협업을 오래 유지하고 있었지만 투자 여력이 없는 LG디스플레이만 바라만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선익시스템도 BOE에 적극적인 제안으로 장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OLED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국내 기업을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LCD와 달리 OLED는 양산 기술이 달라 장비만 반입한다고 해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BOE도 아직 애플에 OLED 패널 납품을 일부만 하고 있고, 대형 OLED는 여전히 수율 문제로 제대된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공정기술 또한 국내 기업들이 우위다. 국내 기업들은 저온폴리실리콘(LTPS) 보다 고난도 기술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공정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중국 업체들은 LTPO 상용화를 위해서는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한 장비업체 대표는 "기술력 있고 손발을 오래 맞춰온 LG디스플레이가 선익시스템 장비를 이용했다면 OLED 양산이 쉬웠겠지만 중국업체들은 아직 기술력이 부족하다"면서 "아직 시간이 있지만 BOE가 애플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물량이 줄어 선익시스템 장비도 추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중국에 LCD 사업이 넘어갔고, OLED마저도 추격 당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중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비를 납품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 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에 납품하는 업체의 장비를 쓰는 것은 아무래도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어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선익시스템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고 BOE 납품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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