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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차세대 발사체 IP 주장…항우연 '부글부글'
박민규 기자
2024.08.29 06:00:27
업계도 한화서 독점 욕심에 과한 요구했다는 입장…한화 "사업 지연을 우려한 조치"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 역량 소개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을 지속 주장하면서, 해당 사업의 주관 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개발에 참여하는 만큼 IP를 요구할 수 있단 입장이지만, 항우연은 한화에어로의 경우 체계 종합 업체로 제작 용역을 수행하는 역할에 불과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도 항우연과 동일한 맥락에서 한화에어로의 IP 주장이 무리수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회사가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이번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사업 주체들 간의 신뢰 관계가 훼손돼 향후 사업 수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항우연이 다음 사업에선 한화 계열사들에 보이콧을 외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5월 항우연으로부터 9505억원 규모의 차세대 발사체 총괄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IP가 항우연에 귀속된다는 조항에 문제가 있다면서 율촌 등 변호인을 대동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로 인해 항우연과의 갈등이 불거지자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조정위는 한화에어로의 조정 신청을 각하했다. 이번 계약이 특수 조건에서 분쟁을 '법원의 판결 또는 중재법에 의한 중재'로 해결한다고 명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소 각하 후 한화에어로는 항우연과 다시 협의를 진행 중이기 하지만 여전히 IP 공동 소유를 주장하는 입장이라 양 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초 사업 제안서와 구매 요약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공동 개발 방식으로, 국가 연구 개발 혁신법(16조 2항 및 동법 시행령 32조 1항)에 따라 성과를 공유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란 게 한화에어로의 주장이다. 한화에어로는 당사도 차세대 발사체 개발 주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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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항우연은 한화에어로 경우 체계 종합 업체인 만큼, IP 요구 자체로 어불성설이라는 시각이다. 제작 용역을 수행하는 역할에 불과한데 전 주기 설계 개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시장 독점 선포라는 것이다. 아울러 항우연 관계자는한화에어로는 IP를 공동 소유해도 항우연이 타사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데 협력하겠다고 했지만, 항우연은 이에 대해서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시각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공동 개발 사업이라면 한화에어로에서도 분담금을 내야 하는데, 사업비를 내기는커녕 받지 않았느냐"고 짚었다. 이어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취지는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시대를 여는 것인데, IP를 한화에어로가 가져가면 국민 세금으로 해당 기업만 키워 주는 셈"이라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은 총 2조원 이상이 투입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을 한 기업이 독점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한 "항우연은 정부 출연 연구소로 국가 기관인 만큼 법에 의거해 계약할 수밖에 없는데, 연구 개발 혁신법에 따르면 국방과 외교 등 안보 쪽 IP는 100%가 국가가 갖도록 돼 있다"며 "한화에어로의 IP 주장은 법을 어기라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항우연은 한화에어로의 IP를 인정하면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것 외에도 추후 특정 기업 특혜 시비에 걸리거나 결정권자가 배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와 IP를 공유할 경우 앞으로 차세대 발사체 기술을 다른 민간 기업에 이전할 때마다 한화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대기업 특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결정권자는 위법한 계약서에 서명한 꼴이므로 배임이 성립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항우연 관계자는 "실제 계약에서 IP는 항우연, 즉 국가 기관이 갖고 한화에어로의 기술이 들어가는 동시에 국방·외교 등 안보에 문제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IP를 공동 소유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계약) 사전 검토에 들어갔는데 계약 때 따질 시간이 없어 이의 신청을 했다는 한화에어로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항우연은 국방과학연구소 등과 달리 원천 기술과 설계 대부분을 주도하고, 업체는 참여에 그친다"며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를 바탕으로 하는데 누리호 사업 때도 한화에어로는 엔진 등 부품을 제작, 조립한 게 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서 아직 아무런 성과가 없는 시점에 한화에어로의 기여도부터 인정하는 것 역시 말이 안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중대한 국가 사업의 지연을 우려했던 것이며, 통상적 계약 절차에 따라 조정위를 통해 대안을 찾으려 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발사체가 사실상 적자 사업이다 보니, IP도 확보하지 못하면 최고 경영진이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중간경영진의 고민이 이 같은 논란을 만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쨌든 한화에어로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서 설계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얻고, 주관 기관은 항우연이므로 개발 실패 시에도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누리호와 차세대 발사체 실적 보유만으로도 국내 발사체 시장에서의 독보적 입지로 이어질 것이라, 한화에어로 입장에서는 헤리티지 확보만 해도 큰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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