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증권·운용사 '칩타다나'와 지분 인수 계약을 맺고, 이후 인수합병(M&A)을 위한 관련 작업도 모두 끝마쳤다. 하지만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가 지연돼 적극적인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제도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현지에서 직접 사업을 영위하며 경영 노하우를 습득해야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는데, 사업 진행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타 증권사와 사업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운용사와의 M&A를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M&A 이후 '인수 후 통합(PMI)'을 도맡을 태스크포스(TF)도 꾸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TF는 한국과 현지를 오가며 원활한 PMI를 위한 선제적인 작업에 나섰다.
앞으로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만 떨어지면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총 세 곳에 달하는 해외 현지 법인을 소유,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사로서 덩치를 한 단계 키우게 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대게 평균 연령대가 낮아 경제성장률이 안정적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주요 진출 무대 중 한 곳으로 짚어내고 있다. 실제 KB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양한 국내 증권사가 현지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에 따라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통해 '동남아 지역 대표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도약을 꿈꿨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칩타다나증권 및 자산운용의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인수 계약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 당국의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계약 당시만 해도, 그해 연말까지 거래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현지 당국의 승인이 지속 연기되면서 올해 3월로 한 차례 늦춰졌다가, 이마저도 여의찮아 증권사의 경우 올해 9월, 운용사는 내년 6월로 최종 인수 시기를 미뤘다.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가 지연되는 이유는 뭘까. 한화투자증권은 '단순 지연'이라는 입장이다. 현지 금융당국의 추가 요구사항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 국영 생명보험사 지급 불능 사태와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현지 금융당국이 한화투자증권의 칩타다나 증권·운용사 인수 승인 절차 역시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가 늦어질수록 한화투자증권의 현지 경쟁력 확보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현지에서 증권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가 수익성을 실현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면서 실적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베트남 등과 달리 제도와 문화적 차이 큰 데다, 양질의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현지 제반 상항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랜 시간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 현지에서 사업 경영 노하우를 체득하는 게 관건인데, 한화투자증권은 시작점부터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반면 앞서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의 경우 소액이지만 수익을 내며 순항 중이다.
KB증권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증권사인 PT 밸버리증권(PT Valbury Sekuritas)의 지분을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출,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현지 점유율도 KB증권의 인수 전인 2022년 1월 1.19% 수준이었지만 2022년 말 1.50%, 2023년 말 2.16%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도 2022년 6억5000만원에서 2023년 말 16억4000만원으로 152%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역시 31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도 지난 2018년 현지 '단팍증권'을 인수했는데 ▲2019년 -12억원 ▲2020년 -13억원 ▲2021년 -60억원 ▲2022년 -10억원 ▲2023년 -959만원 등 5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하는 성과를 내며 현지 시장에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가 지연된다고 해서 당장 손실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몸소 현장에서 부딪히며 사업력을 강화해 나가는 타 증권사와 비교해 경쟁력을 갈고닦을 시간과 기회를 놓치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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