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양극재 증설 계획을 미루면서 협력 업체의 장비 공급 시점 역시 순연되고 있다. 문제는 연이은 화재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배터리 업계 전반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점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열처리 장비업체인 원준은 최근 1360억원 규모의 포스코퓨처엠 열처리 장비공급계약 종료시점을 기존 올해 8월 말에서 2025년 5월 말로 변경하는 정정공시를 냈다. 이 장비는 연산 4만6000톤 규모의 포스코퓨처엠 포항 2-2단계 양극재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었으나 9개월 가량 미뤄진 것이다.
2008년 설립된 원준은 양극재 및 음극재 생산용 열처리 소성로 장비 제조업체다. 원준의 양극재용 소성로는 섭씨 800~1200도의 온도에서 안정적인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원준은 6월 포스코퓨처엠 포항 1단계 공장에 472억원 규모의 장비공급을 마치고 2-2단계 공장 장비 입고를 준비해 왔다. 지난해 11월 수주한 2-2단계 계약은 당초 올 7월까지 장비설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계약 종료기간을 7월에서 8월로 한 차례 늦춘 데 이어 내년 5월로 또 한번 미룬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원준 관계자는 "포항 1단계 공장 장비 설치 작업은 이미 마무리됐다"면서도 "2-2단계 공장 장비 계약은 전기차 캐즘 등의 영향으로 종료시점이 좀 미뤄진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원준의 이 같은 공급지연은 포스코퓨처엠의 투자 속도 조절과 무관치 않다. 전기차 캐즘에 따른 양극재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침체로 계획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포스코홀딩스 역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 일부에 대한 투자 시점을 순연한다"고 밝혔다.
이에 포스코퓨처엠도 양극재 생산능력 계획을 종전 2025년 39만5000톤, 2026년 44만5000톤에서 2025년 34만5000톤, 2026년 39만5000톤으로 각각 5만톤씩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2-2단계 제품 시범생산 후 본격적인 양산까진 시간이 더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등의 영향으로 1분기 2026년 양극재 생산목표를 조정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투자속도를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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