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로템의 연매출 4조원 시대 개막에 청신호가 켜졌다. 주력 제품인 K2전차의 폴란드 수출이 본격화 되면서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게 되면서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출고량의 두 배가 넘는 38대 납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4조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8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74억원으로 58.8% 늘었고, 순이익은 1565억원으로 121.5%의 증가율을 보였다.
현대로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이전까지는 2015년 달성한 1조6810억원이 상반기 최대 성적으로 남아 있었다.
현대로템이 9년 만에 상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수 있었던 것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선전에 기인한다. 전차와 장갑차 등 방산물자를 공급하는 디펜스솔루션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8825억원을 달성하면서 매출 기여도 1위를 확고히 했다. 이와 달리 전동차, 고속전철 등 철도차량을 담당하는 레일솔루션 부문은 12.3% 감소한 667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에코플랜트 부문이 현대차의 울산‧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에 프레스설비 납품으로 매출이 크게 뛴 것도 보탬이 됐다.
K2전차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디펜스솔루션에서 괄목한 만한 실적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8월 폴란드 정부와 K2전차 1000대를 수출한다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180대에 대해서만 납품을 추진한다는 '실행계약'을 맺고 당해 10대를 수출했다. 이어서 지난해 18대가 수출 길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18대가 수출 길에 오른 데 이어 올해 1분기 18대가 추가로 납품을 마치면서 관련 매출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1조3000억원 수준에 머물던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상반기 매출 규모가 2022년 1조4632억원, 2023년 1조6713억원, 2024년 1조8423억원으로 개선된 흐름을 보인 배경이다.
관심은 현대로템이 올해 사상 첫 4조원 매출을 달성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로템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데다 하반기에도 38대의 K2전차 추가 납품을 앞두고 있는 만큼 무난히 4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가 현대로템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예상치)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한 4조1461억원을 제시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폴란드 정부와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할지에도 촉각이 모아진다. 폴란드 정부와 체결한 K2전차 1000대 수출건 가운데 820대분은 아직 구체적인 납품 계약이 맺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에서 2차 실행계약이 맺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계약 물량은 1차 실행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180대가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K2전차의 폴란드 수출 물량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회사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며 "알려진 대로 양국의 국방부 장관 사이에서 K2전차의 2차 납품 시기를 조율하는 대화가 오가고 있지만 계약 시점과 규모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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