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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이 낳은 기대이익…노소영 관장 몫일까
딜사이트 이호정 부국장
2024.07.01 07:00:30
공 넘겨 받은 대법원, 임직원‧주주 넘어 한국경제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8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뉴스1)

[딜사이트 이호정 부국장] 최근 자사 전문위원실 정호창 부국장이 '노소영 관장은 왜 이혼을 결심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애당초 이혼을 거부해왔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분할로 급선회한 것이 배 아파 낳은 세 자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승계 받을 몫을 최대한 늘리기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실제 노 관장이 끝끝내 이혼을 반대하고, 최 회장이 법정 분할비율에 따라 재산을 분배할 경우 노 관장과 세 자녀에게 돌아가는 몫이 81.8%에 달한다. 하지만 최 회장 입장에선 노 관장 편에 서 법원에 탄원서까지 낸 세 자녀가 곱게 보일 리 없는 만큼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서 얻은 서녀에게 전 재산을 물려줄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노 관장과 세 자녀가 받게 될 몫은 최대 40.9%에 불과하다.


노 관장 입장에서는 가정을 파탄 낸 최 회장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보다 세 자녀마저 서녀에게 밀려 SK그룹 경영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더 컸을 터. 이 때문에 비자금 판도라 상자까지 열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단 노 관장의 승부수는 2심 재판에서는 성공적으로 적중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오늘날 SK그룹을 키운 화수분이 된 것으로 평가받아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금 1조3808억1700만원의 판결을 받은 까닭이다.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후 SK그룹은 해당 재판부가 심대한 오류를 범했다며 대법원 상고심 결과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알 수 없지만 유책배우자인 최 회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2심 결과가 적잖이 반영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대법원이 2심과 유사한 판단을 할 경우 노 관장과 세 자녀는 향후 유류분을 포함해 최 회장 재산의 52.4%를 확보, 서녀를 제치고 SK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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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조원이 넘는 재산분할금을 노 관장이 받는 게 합당한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발본색원해야 할 비자금의 결과물이 개인의 막대한 이익으로 돌아가는 광경이 정의와는 괴리가 있다. 더구나 노 관장은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후 우호지분으로 남겠다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사했다. 누구의 소유가 아닌 원천무효가 돼야 하는 불법비자금의 기대이익을 바탕삼아 SK그룹을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은 피땀 흘려 회사를 키워온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이 배제된 처사는 아닐까.


이러한 측면에서 소위 세기의 이혼재판의 공을 넘겨받은 대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내심 궁금하다. 만약 2심 재판부와 엇비슷한 판시를 한다면 공식수사와 재판에서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은 현재의 이익으로 귀결될 수 있고, 공소시효가 지난 불법자금도 기대이익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고심에서는 2심 재판에서 배제됐던 비자금에 대한 법정증거주의, 정경유착에 대한 과거 정권의 책임,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에 미칠 파장과 주주 및 직원들의 피해까지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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