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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신상필벌' 칼날, 이커머스 향했다
이승주 기자
2024.06.19 13:43:05
신세계그룹, G마켓·SSG닷컴 대표 전격 교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제공=신세계그룹)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다시 한번 '신상필벌'에 입각한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이달 그룹 내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며 그룹 내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앞서 올해 3월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차원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해왔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에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핵심 임원들을 교체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필요할 경우 수시 인사를 단행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정 회장의 인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G마켓의 신임 대표는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이 임명됐다. 정 신임 대표(부사장)은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골드만삭스·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으로도 일했다. 정 신임 대표는 재무 전문가로서 G마켓 체질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지마켓은 역량 및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우선 기존 PX본부를 PX본부와 Tech(테크)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Tech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지마켓 PX본부장(CPO, 최고제품책임자)에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신임 Tech본부장에는 쿠팡 출신 오참 상무가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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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의 신임 대표에는 최훈학 전무가 내정됐다. SSG닷컴의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외 SSG닷컴 D/I(Data/Infra) 본부장에는 이마트 D/T(Digital Transformation) 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가 자리를 옮겼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유통 기업인 신세계가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핵심 임원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특히 지난해 9월 단독 대표에 오른지 9개월만에 퇴임하는 이 대표가 눈이 띈다. 이 대표는 회계사 출신 재무통으로 SSG닷컴 운영부문총괄 및 지마켓 지원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3월 SSG닷컴 공동 대표로 취임했다.


이 대표의 해임은 실적 악화와 풋옵션(매수청구권) 논란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1조6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SSG닷컴이 2018년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수치다.


지속된 적자기조도 이 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SSG닷컴은 지난해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균형 성장' 전략을 펼쳤지만 눈에 띄는 결과가 도출되진 않았다. SSG닷컴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818억원 → 2020년 469억원 → 2021년 1079억원 → 2022년 1111억원 → 2023년 1030억원으로 나타났다.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풋옵션 행사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은 점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SG닷컴은 2019년과 2022년에 걸쳐 홍콩계 사모펀드(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매니지먼트에게 총 1조원의 투자금(지분 30%)을 유치했다.


다만 SSG닷컴은 올해 4월말까지 약속한 거래액(GMV) 5조1600억원 달성 여부를 놓고 FI들과 공방을 벌였다. 결국 신세계그룹이 FI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매도하기로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으나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점에선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강도 높은 쇄신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 전략회의에서 "모든 인사와 보상은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해야 한다"며 "성과를 내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 회장은 올해 3월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에도 꾸준히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계열사 임원 물갈이 인사를 통해 그룹 내 정 회장의 성과중심 수시 인사제도가 한층 더 깊게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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