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신상필벌 기조를 유지하며 저성과 계열사들에 칼을 뽑아 들었다. 특히 올해 인사에서는 이마트 주요 계열사 중 5곳의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는데 기존 대표들의 재직기간은 모두 2년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대표이사급 인사들의 계열사 간 이동은 물론 사업전략 변경에 따른 외부수혈도 주목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은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세계건설 ▲G마켓 ▲SSG닷컴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세계푸드 등 5개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이는 정 회장의 성과중심 '신상필벌' 인사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 차원의 강도 높은 쇄신은 물론 모든 인사와 보상은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해야 한다는 강조해왔다.
이번 이마트 부문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저성과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와 검증된 '구원투수'의 등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승협 신임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다. 1970년생인 그는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해 이마트 관리담당 상무, 재무담당 상무, 지원본부장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임명돼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신세계푸드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 증가했다.
강 신임 대표는 신세계건설에서도 수익성 개선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건설 역시 장기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그룹 내 또 다른 재무 전문가로 꼽히던 허병훈 대표는 지난해 1341억원, 올해 상반기 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물러났다. 특이 이 회사는 최근 레저부문을 조선호텔에 넘긴 탓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마트 부문 양대 이커머스 G마켓과 SSG닷컴의 대표이사도 모두 교체됐다. 지난해 6월 수시인사를 통해 정형권 G마켓 대표와 최훈학 SSG닷컴 대표를 각각 임명했음에도 좀처럼 역성장 기조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G마켓은 올해 상반기 3818억원의 매출(전년비 24.8%↓)과 419억원의 영업손실, SSG닷컴은 7071억원의 매출(12.5%↓)과 3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이커머스 자회사들의 경우 쇄신보다 통합과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G마켓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제임스장은 알리바바의 동남아 지역 플랫폼 라자다의 CEO 출신이다.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출범을 앞두고 내부적 통합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현재 이마트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SSG닷컴 대표이사에는 최택원 전 이마트 영업본부장 전무가 선임됐다.
조선호텔과 신세계푸드는 사업전략 변경에 따라 적재적소의 인사가 이뤄졌다. 이달 26일 2030년까지 신규 호텔 5곳을 추가하고 레저 및 리테일사업을 강화한다는 비전을 밝힌 조선호텔은 이마트와 SSG닷컴에서 재직하며 '마케팅·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최훈학 대표가 내정됐다. 또한 신세계푸드는 임형섭 B2B(기업간거래)담당을 대표이사로 승진시켜 식품 'B2B 전문기업 전환' 비전을 추진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어느 때보다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했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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