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키움에프앤아이(F&I)는 NPL(부실채권) 시장 후발주자로서 자본 규모와 시장점유율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한 위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짧은 업력을 고려할 때 이익창출력의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는 나오지만, 그룹 내 계열사의 지원 여력이 크고, 최근 NPL 시장 활황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투자자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낮은 시장점유율에도 양호한 수익성 시현
11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에프앤아이의 지난해 말 기준 NPL 시장점유율은 7.5%로 집계됐다. 경쟁 업체인 연합자산관리(39.6%)와 하나에프앤아이(23.7%), 우리금융에프앤아이(12.6%) 등과 비교해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2021년 매입가액 기준 시장점유율 12.4%를 기록, 두 자릿수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지만 2022년 6.7%, 2023년 7.5% 등 다시 한 자릿수 점유율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역시 7%대 수준이다.
키움에프앤아이의 설립 시점이 2020년 10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21년부터 연간 실적을 집계했다. 사실상 설립 첫해에 시장점유율 12%를 넘기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적극적으로 NPL 사업부문에 투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2022년 이후 시장점유율 하락은 키움에프앤아이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22년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설립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체제가 형성되자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며 NPL 매입 규모를 축소시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키움에프앤아이는 낮은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설립 당해를 제외하고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등 내실 경영을 하고 있다. 2021년 3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12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06억원을 기록해 1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1.2~2.8%로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우리금융에프앤아이(39억원)를 상회하는 수준이었고, ROA는 하나에프앤아이(2.7%) 다음으로 높았다. 시장점유율은 가장 낮지만 수익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 그룹 지원 받고 있지만…상대적 열위한 자본은 약점
키움에프앤아이는 키움증권과 다우기술이 각각 98%,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회(▲2020년 300억원 ▲2021년 500억원 ▲2022년 500억원 ▲2023년 500억원)에 걸쳐 대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 총 180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이에 따라 키움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3월말 기준 2226억원에 달한다. 이는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한 수준이다. 연합자산관리의 자기자본은 1조3922억원이며, 대신에프앤아이와 하나에프앤아이도 각각 8726억원, 522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205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덕분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본 규모는 키움에프앤아이를 뛰어넘게 됐다.
키움에프앤아이의 레버리지배율은 3월말 기준 4.0배로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배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따라서 경쟁사 대비 열위한 자본 규모를 감안할 때 NPL 투자자산이 늘어날 경우 레버리지비율이 큰 폭으로 변동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키움에프앤아이는 지난해부터 NPL 시장이 커짐에 따라 NPL 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20년 1085억원이던 NPL 투자자산 규모는 2021년 328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2022년 3225억원으로 오히려 규모를 줄였다. 이후 2023년말 6390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3월말 기준 6621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키움에프앤아이는 NPL 시장 경쟁 강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산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며 "사업포트폴리오 내 수익권 및 물적 담보 등 담보가치가 확보된 대체투자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NPL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키움에프앤아이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5월말 무보증사채 발행을 통해 총 1000억원의 자금 확보에 나섰다.
키움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사업기반 확대와 이익 창출력 확보를 위해 NPL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NPL의 매각 경쟁 입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매입 예정인 NPL 자산의 상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상세 정보를 검토한 후 선별적으로 부실채권 매각 경쟁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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