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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신탁, 책임준공 부실 후폭풍에 '휘청'
박성준 기자
2024.06.10 06:25:14
작년부터 올 1분기까지 누적 손실 1500억원 넘어…재무건전성 적신호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6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KB부동산신탁 홈페이지)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KB부동산신탁이 올해 1분기 주요 신탁사 중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건전성이 뒷걸음질 쳤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분양률 저하와 비용 증가도 있지만, 책임준공 사업장의 부실이 채무가 전이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부실 사업장 충당금을 쌓기 위한 추가 자금소요가 많아지면서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사업장 충당금 적립…영업손실 571억원


5일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의 1분기 영업수익(매출)은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357억원) 89%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7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비용 증가와 기타 영업비용의 대거 인식으로 인해 1분기 영업손실은 571억원에 달했으며, 당기순손실은 469억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수익은 수수료 수익이 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309억원 대비 약 100억원 줄어들었지만 이자수익이 103억원으로 크게 늘면서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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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은 영업비용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KB부동산신탁의 영업비용은 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107억원의 8배 이상 늘었다. 전체적으로 모든 항목에서 비용이 늘었지만 ▲이자비용(65억원) ▲대출평가 및 처분손실(45억원) ▲기타 영업비용(692억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기타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2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69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기타 영업비용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장의 부실채권 발생 영향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월 3개의 사업장에서 총 1034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유는 부동산 경기침체 및 건설업 환경 악화다. 사업장의 분양률 저하 혹은 책임준공에 따른 건설사의 부실로 인한 채무가 신탁사에 전이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탁사는 진행 사업장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따라 충당금(대손상각비)을 선제적으로 적립할 필요성이 커졌다. 영업비용에서 충당금의 반영은 손실로 기록된다. 이에 따라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KB부동산신탁은 올해 1분기 기준 56건의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사업장을 진행 중이다. 신탁사 중에서는 많은 편이다. 책임준공 관리형 사업장에 대한 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금액은 4조7226억원, 실행잔액은 3조4790억원이다. 모든 사업장에서 책임준공 미이행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꾸준히 부실채권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신탁부문에서 시공사의 신용위험 지속 등 불확실한 시장환경에 대응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중점관리사업장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고 있다"며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등을 통해 비토지신탁 실적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확대를 도모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차입금 자기자본의 100% 넘겨…그룹 지원 미지수


KB부동산신탁이 이처럼 수익성 악화로 자금난을 겪자 우선 차입금에 의존하며 급한 불을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이 최근 반년 사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오랜기간 무차입경영 기조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입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책임준공 관리형 신탁에서 차입형 신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차 전환하면서 자금 소요가 더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부터 차입금한도를 늘리기 시작했는데 올해 2월말 기준, 단기차입금 한도를 7650억원까지 늘렸다. 이 중 실제로 차입을 한 금액은 당시 3450억원이다. 다만 3450억원도 KB부동산신탁의 자기자본 2860억원의 120%에 달하는 만큼 이미 자기자본 규모를 넘어섰다.


1분기 KB부동산신탁의 영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한 달 사이 차입금은 더 늘었다. 1분기 KB부동산신탁의 장·단기 차입금은 5050억원이다. 차입금 내역은 은행차입금 1900억원과 기타차입금 315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3650억원으로 이전 2월 말 대비 200억원이 증가했다.


현재 KB부동산신탁은 모회사인 KB금융지주로부터 850억원의 자금 대여를 받은 상황이다. 다만 이 자금도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 이 중 500억원의 만기는 올해 7월 24일이다. 만기를 막기 위해 꾸준히 차환을 거듭해야 될 처지에 빠졌다.


KB금융이 언제까지 지원해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등 방법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선이다. 금융지주사의 이중레버리지(자회사 출자액/자본총계) 비율이 높아질 수도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130%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결국 KB금융에서도 자금 대여 방식을 당분간 이어가면서 KB부동산신탁의 포트폴리오 조정 및 재무건전성 회복에 시간을 벌 확률이 높다. KB부동산신탁도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에 우선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KB부동산신탁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시공사 자금 유동성을 수시로 체크할 필요성이 있다"며 "사업장별 현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리스크 발생을 최소화하고 기존 사업장 관리체계기능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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