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이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을 맞았다. 전체 실적을 갉아먹었던 자동차 부문이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오면서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무배당 원칙이 깨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돌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더불어 경쟁사의 추격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쪼그라든 점유율과 조직 규모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온 남선알미늄의 경영 이슈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남선알미늄의 이사회 내 유일한 사외이사 1인이 주요 경영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회사인 남선홀딩스에 86억원 규모의 대여금을 지급하는 안건에 나홀로 제동을 걸었다. 적자에 빠진데다가 곳간도 넉넉지 못한 남선홀딩스에 돈줄을 대주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남선알미늄은 지난 3일 정정공시를 내고 이사회의 활동내역에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열린 '2023년 9회 차 이사회' 안건 중 하나인 '남선홀딩스 대여금 약정의 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게 아니라고 바로잡았다.
남선홀딩스는 지난 2018년 12월 남선알미늄의 투자사업부문이 물적분할 돼 설립된 자회사(100%)로 주식 등 투자업을 영위하고 있다.
당시 남선알미늄은 이사회가 열린 뒤 멤버 4인(박귀봉‧정순원‧우오현‧김주현) 전원 찬성으로 해당 안건이 결의됐다고 공시했다. 안건은 남선알미늄이 자회사인 남선홀딩스에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86억5000만원의 대여금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해당 금액은 2022년 12월에 기지급한 86억원에 5000만원이 증액된 금액이다. 다만 남선알미늄은 만기를 연장해 주면서 이자율은 7.35%에서 6.8%로 0.55%p(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4인으로 꾸려진 이사진 가운데 유일한 사외이사인 김주현 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를 제외한 3인의 이사진은 모두 남선알미늄이 속한 SM그룹의 최고위급 경영진에 해당한다.
박귀봉 이사는 LG하우시스 장식재사업부 임원 출신으로 현재 남선알미늄(알미늄 부문)과 남선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기아의 중국 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DYK)에서 판매본부장을 지낸 정순원 이사는 남선알미늄 자동차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다. 우오현 이사는 SM그룹의 회장으로 삼라, 우방 등 15개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달리 김 이사는 광주 및 전주세무서장을 거쳐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부 재정감독관을 지낸 세무사 출신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김 이사가 남선알미늄 이사회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남선홀딩스 대여금 약정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김 이사는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신규 발탁된 뒤 올해까지 총 11차례 열린 이사회에 100%에 참석해 16건의 안건 중 15건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그만큼 남선홀딩스에 대한 자금 대여가 남선알미늄의 경영에 해를 입힐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선알미늄이 대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남선홀딩스의 경영 상황이 그닥 밝지만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남선홀딩스는 설립 6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상태다. 지난해 174억원의 마이너스(-) 매출이 일어났는데 이는 주식 등 금융투자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업수익(매출) 적자 여파로 174억원의 영업손실과 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현금 사정이 몹시도 빠듯한 터라 남선홀딩스의 상‧차환 능력에 의문이 보내지고 있다. 단기 채무 상환력을 보여주는 남선홀딩스의 유동비율은 0.88%에 불과하다. 유동자산의 기본이 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9000여만원에 불과한 탓이다.
남선알미늄의 정정공시 사유 등에 관해 SM그룹 관계자는 "재무, 공시 등 계열사의 경영에 관해 상세한 파악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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