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의 동업정신을 상징하는 비철금속 전문기업 서린상사가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 재편에 나선다. 서린상사 최대주주인 고려아연 측이 사실상 주총 승기를 잡은 가운데 이사회 재편이 끝나면 서린상사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린상사는 6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고려아연 측 사내이사 4명을 추가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는 법원이 고려아연이 신청한 서린상사 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1984년 설립된 서린상사는 비철금속 수출입 및 위탁매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이 각각 생산하는 비철금속을 해외에 판매하는 유통사이자 두 기업 오랜 동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서린상사는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 순으로 지배구조가 짜여 있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지분 49.97%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경영은 영풍이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고려아연이 영풍의 감산과 조업정지에 따른 사업차질을 이유로 이사회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는 영풍 측 3명, 고려아연 측 4명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고려아연 측이 등기임원 4명을 추가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실 고려아연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포함한 최씨 일가 지분을 앞세우면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고려아연 지분에 최씨 일가 지분을 합치면 총 63%다. 반면 영풍 측은 ▲㈜영풍 7.85% ▲영풍개발 10%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이자 서린상사 대표인 장세환씨 8.81% 등 총 33%로 고려아연이 지분율 경쟁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서린상사 이사회가 고려아연 측 인물 중심으로 재편되면 체질개선을 위해 조직을 재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린상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290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7%, 69% 감소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이사진 추가 선임으로 고려아연과 서린상사간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밝힌 만큼 자연스레 인력이동, 업무조정 등의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동시에 영풍이 그동안 서린상사에 맡겨온 비철금속 수출 및 판매 업무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주목된다. 서린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영풍을 통해 75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일각에선 영풍이 상사 업무를 전담할 별도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편 영풍내 기존 조직을 통해 관련 업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영풍 측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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