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이 신중한 수주로 리스크 관리에 힘쓴 결과 올 1분기 양호한 재무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부터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한 건도 수주하지 않고 진행 중인 사업에만 집중했다. 이에 오히려 우발채무 리스크에 자유로워져 이익을 방어할 수 있었다. 다만 관계회사의 영업 적자가 반영되면서 연결 기준 순이익은 줄어들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토신은 별도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381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6억원으로, 전년(72억원) 대비 89% 올랐으며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76억원) 대비 59% 늘었다.
최근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경영을 이어간 결과 나름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토신은 지난해 차입형 토지신탁을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최근 부동산 경기와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만큼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업비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토신의 이 같은 노력에 신탁계정대는 줄어들었다. 신탁계정대는 주로 차입형토지신탁의 사업과정에서 신탁사가 직접 사업장에 투입하는 자금이다. 한토신의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말 8203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7621억원까지 줄었다.
또 한토신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우발채무 리스크가 제한적인 환경도 실적 상승을 거들었다. 최근 PF우발채무에 따른 중소 건설사 파산이 본격화되면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장을 가진 신탁사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중소 건설사가 파산 또는 재무위기로 책임준공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채무 부담이 전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토신은 진행 중인 관리형 토지신탁사업장 14곳 중 2곳을 제외하고 모두 책임준공 의무가 없기 때문에 PF우발채무 우려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가 용이하고 우발채무 현실화 시 책임액 규모가 비교적 적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자금 회수 시 신탁사가 선순위이며 PF대출원리금 전체를 떠안을 수 있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과 달리 책임액 규모가 '차입금액'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토신의 관계기업인 동부건설과 HJ중공업 등이 실적 하락을 겪으면서 이에 관한 재무 상 지표가 반영돼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한토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73억원으로 전년 동기(44억원)보다 66% 늘었으나 당기순이익(-9억원)은 적자로 전환됐다.
한토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중한 경영전략 아래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한편 이전에 수주한 사업이 진행되면서 수익이 인식돼 호실적을 낼 수 있었다"며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을 두 건 진행하고 있지만 공사 진행이 80% 넘은 상태고 분양률이 99% 정도여서 최근 불거진 신탁사의 책임준공형 PF우발채무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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