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셀트리온 그룹의 운명이 달린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공매도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병 발표 이후 공매도 거래가 크게 늘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하회하고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10월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미국 신약 허가가 예상되는 등 공매도를 희석 시킬만한 호재가 많이 남아있고, 주총 의결을 앞두고 공매도가 조금씩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제 합병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승인에 관한 주주총회가 한달 앞(10월23일)으로 다가왔다. 두 회사의 주가는 합병 발표 이후 치솟는 듯 했지만 현재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고 있다. 18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14만6400원, 6만46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대비 각각 4413원, 2651원이 낮은 상태다.

시장에선 양사의 주가 부진이 공매도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양사 합병 계획이 발표된 바로 다음날인 18일 공매도 거래량은 셀트리온 291만8953주, 셀트리온헬스케어 588만3955주로 전날 대비 각각 436.8%, 551.6%씩 증가했다. 이에 따른 공매도 거래대금도 전일 대비 461.7%, 598.8% 증가한 4414억원, 409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간 합병이 이뤄진다면 사업적 시너지가 나고 중복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그룹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집중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시너지를 과소평가하다보니 공매도가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공매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서 회장은 지난달 열린 투자자 대상 온라인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늘어난 대차잔고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공매도에 따른 하락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고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 없었으면 합병 결의도 하지 않았을 것이며 공매도는 대주주와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합병 의결을 앞두고 공매도가 주춤하다는 점을 들며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셀트리온의 경우 합병 발표 이후 평균 거래량 비중은 두 자리 숫자를 지속하다가 15일 기준 5.94%로 떨어진 상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10일 연속 두자릿 수 거래량 비중을 기록하다가 14일부터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요 몇일 거래량 비중이 약간 주춤해 진 것은 사실"이라며 "모니터링을 계속 해봐야겠지만 주총 의결을 앞두고 조금씩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램시마SC의 미국 신약 출시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현재 주가도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합병 이후까지 주식을 들고가려고 하는 경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