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의 신용사업부문이 전체 실적을 갉아먹는 계륵이 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영업수익(이자수익) 대비 영업비용(이자비용)이 증가폭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서울우유는 하반기 저금리 예금 비중을 확대하면 나가는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수익성 역시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란 입장이다.

서울우유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신용사업에서 조달한 금액의 이자수익·비용 제외)은 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8% 감소했다. 금액으론 94억원 줄어든 수치다. 사업부분별로 보면 경제사업(우유·낙농관련)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6억원(244억원→208억원) 줄었던 반면 신용사업(금융)은 58억원(90억원→50억원) 감소했다. 올 상반기 신용사업의 부진이 서울우유 전체 실적을 하락하는데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사업의 수익성이 부진했던 점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탓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25%~1.75% 수준이었지만, 올 1월 3.5%로 오른 후 현재까지 변동이 없는 상태다. 이에 상반기 예수금 등의 이자비용이 156.9%(113억원→291억원)으로 급등했다. 대출금 등 이자 수입도 51.9%(257억원→390억원) 늘긴 했지만, 이자비용이 44억원 가량 더 증가했던 탓에 영업이익 감소폭이 커졌다. 서울우유 신용사업의 상반기말 예적금은 1조7479억원이며, 대출금은 1조5897억원 수준이다.

사실 과거만 해도 서울우유의 신용사업은 알짜로 꼽혔다. 앞단 4년(2019~2022년)간 누적된 영업이익이 전체의 21.4%에 해당하는 472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19.9%로 경제사업(2.5%) 보다 17.4%포인트나 높았다. 반면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 대비 22%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렇게 되자 서울우유의 수익성 지표도 뒷걸음질 쳤다. 총자산순이익률(ROA)만 봐도 마이너스(-) 0.23%로 전년 대비 0.26%포인트 떨어졌다.

시장에선 서울우유가 예수금을 확충하기 위해 과거 예·적금 금리를 높게 설정했던 탓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단위농협이기 때문에 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며 "예치금 유치를 위해 적자를 보더라도 예·적금 금리가 높았을 것으로 추정, 이에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우유가 조합이다 보니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예·적금의 이자율도 높게 책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 이자수익 증가분 대비 예수금 이자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향후 저금리 예금 비중을 확대하는 등 영업비용을 축소하면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우유는 농협중앙회 회원조합으로서 1987년 상호금융 신용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서울, 경기 지역에 13개의 '서울우유농협' 금융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우유농협 각 지점에서는 농협 온라인 망을 통해 예금, 대출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배당금 형태로 환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