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과 함께 현금배당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가가 배당금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9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현금배당 법인의 시가배당률, 배당성향 및 주가 등락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12월 결산법인 기준) 784개사 중 71%(557개사)가 현금배당을 시행했다. 총 배당금 규모는 26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1% 감소했다.

이 중 2년 연속배당을 결의한 코스피 상장기업은 528개사(94.8%)로 전년대비 2.7% 늘었다. 5년 이상 연속배당을 시행한 기업도 432개사로 3.2% 증가했다. 기업이 연속배당을 통해 배당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평균 시가배당률은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2.70%, 3.01%로 5년(2018~2022년) 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기준일 주가대비 배당금 비율로, 주식 매수 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배당률을 말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회사 배당성향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업종별 시가배당률은 ▲통신업(3.61%) ▲금융업(3.43%) ▲전기가스업(3.15%) 순으로 높았다. 다만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국고채수익률이 크게 상승(0.92%→2.65%)하면서 시가배당률이 국고채수익률을 넘는 기업은 239개사로 전년대비 42.9%(444개사) 줄었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24.89% 하락했으나 배당기업들의 주가는 14.60% 하락하는 데 그쳤다.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배당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도 상장사들의 현금배당 규모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2조2040억원에서 2조1774억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배당을 시행한 기업은 589개사에서 594개사로 5개 늘었다.

평균 시가배당률은 1.883%로 전년대비 0.43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3.24%) ▲기타서비스(2.53%) ▲비금속(2.48%)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시가배당률이 국고채수익률을 초과하는 기업 수는 130개사로 전년 대비 61.9%(342개사) 줄었다.

코스닥 상장기업 역시 배당을 시행할 경우 코스닥지수와 비교해 평균 주가 등락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5년(2018~2022년) 연속 배당시행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29.4%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등락률(-14.9%)보다 44.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 경영 악화에도 다수 상장사가 기업이익의 주주환원 및 안정적인 배당정책 유지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상장법인 배당정보 제공 확대 및 배당 관련 상품·지수 개발 등 배당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