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한섬이 올해도 김민덕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간다. 임기 동안 꾸준히 실적을 개선해온 데다 뷰티 사업으로 신성장 기반을 마련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뷰티 사업이 스킨케어에서 니치향수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만큼 이 부문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서도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섬은 3월23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고 22일 밝혔다. 김 대표는 2017년부터 한섬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한섬 사내이사에 올랐고, 2019년 11월부턴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를 재선임을 하게 된 건 취임 후 외형·내실 성장을 이뤄내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섬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1조2598억원에서 지난해 1조5422억원으로 22.4% 늘었다. 또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21억원에서 1683억원으로 39.3%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한섬이 자체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 마인 등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온 데다 김 대표가 취임 후 해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발굴한 덕분이다. 작년만 해도 이 회사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론칭했고,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토템 등과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하며 포트폴리오 역량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시장은 김 대표가 2021년부터 뷰티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 역시 재선임을 결정하게 된 요인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다. 신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 만큼 수장 교체 시 사업의 방향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단 이유에서다. 실제 김 대표는 2021년 8월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뷰티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엔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인 '리퀴드 퍼퓸바'를 국내로 들여오며 향수 사업도 진출한 상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초창기 대부분의 패션 업체들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니치 향수 브랜드의 약진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김민덕 대표가 뷰티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도 이 때의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김 대표의 과제로는 오에라의 성장성을 증명해내는 것"이라며 "론칭 2년이 지난 만큼 큰 성과는 아니더라도 일정 규모의 성장세는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CEO들은 임기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신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며 "특히 뷰티 부문의 경우 어떤 브랜드가 언제 시장에서 먹힐지 모르기 때문에 1~2년은 가져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김민덕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속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과 자체 채널 확대 등으로 팬데믹 영향을 최소화했다"며 "한섬이 지속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내이사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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