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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회사채 대신 '이자율 4.6% 차입'…왜?
백승룡 기자
2023.02.20 07:55:13
회사채 발행 땐 시장에 공급 충격…디스플레이서 20조 차입, 이자비용 연 9200억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17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9200억원'. 삼성전자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4.60%의 이자율로 자금을 차입하기로 한데 따른 연간 이자비용이다. 


연 1조원에 육박하는 이자비용을 지출하게 된 삼성전자가 회사채 발행이나 12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 등 여타 자금조달 선택지를 통해 이자비용을 낮추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분할 차입한다. 지난 14일 이사회를 통해 이를 의결하고 공시한 데 따른 집행이다. 차입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025년 8월 16일까지로, 총 2년6개월이다.


◆ 회사채 발행 땐 연간 이자비용 1500억원↓…"절차 복잡하고 조달액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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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점은 차입 금리다. 삼성전자 측은 연 4.60% 이자율로 이번 차입을 결정했다. 이는 세법에 따른 최소 당좌대출이자율이다. 현행 세법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경우 이자율은 당좌대출이자율(현재 연 4.60%)이나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중 법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대외적 신인도를 고려하면 다소 높은 수준의 금리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마지막으로 20년 넘게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아 국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국내 크레딧 시장에서 최상위 신용등급(AAA)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국내에서도 AAA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무디스(Moody's),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3사는 삼성전자에 대해 Aa3(무디스), AA-(S&P·Fitch) 등의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정부(무디스 Aa2, S&P AA, Fitch AA-) 신용등급과 같거나 1노치(notch) 낮은 수준으로, SK텔레콤이나 KT가 보유한 글로벌 신용등급(무디스 Aa3, S&P A-)보다 높다.



즉 삼성전자가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같은 AAA 등급을 보유하더라도 최소한 SKT·KT보다도 낮은 금리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등급 AAA의 2년6개월 만기 민평금리 평균은 3.955%였다. SKT와 KT의 2년6개월 만기 개별민평금리 평균은 각각 3.919%, 3.851%로 AAA 등급민평 평균보다 확연히 낮다. 삼성전자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최소한 KT 수준의 금리만 누려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의 차입금리인 4.60%보다 75bp(1bp=0.01%포인트)가량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금리 4.60%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지급하는 이자는 연간 9200억원 수준으로, 회사채 추정 금리와 비교하면 연간 최소 1500억원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차입액이 대규모라는 점과 자금조달까지의 소요시간 등을 고려해 결정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공모 회사채 발행과정은 약 한달 안팎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단일 발행 규모가 SK하이닉스(1조3900억원), LG화학(1조2000억원) 등이 기록한 1조원대가 최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20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비좁은 시장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신인도를 고려하면 회사채 발행 시 4.6%보다는 충분히 금리를 낮출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조원에 달하는 회사채 공급이 이뤄지면 회사채 시장에 일정 부분 충격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1년새 현금성 자산 15조원 감소…"연결 현금 대부분 외화, 수수료 비용 부담"


삼성전자가 이번 대규모 차입에 나선 것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예년과 같은 투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시설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적 감산'은 불가피하더라도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메모리반도체 과점 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한 이상, 시장 1위 업체로서 감산에 동참하는 것보다는 홀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더 실익이 높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21년 약 5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여 지난해 반도체에 47조9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다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0조원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 예년과 같은 투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14조7800억원에 달한다. 다만 대부분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이다 보니 해외에 묶여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 대부분이 외화인 탓에 현금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비용 등을 고려하면 4.60%의 이자율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3조9000억원으로 4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2021년 말과 비교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9000억원으로 비슷하지만, 단기금융상품 항목이 15조원에서 1억3700만원으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사실상 현금성 단기금융상품이 1년 사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가 꺾이면서도 계획된 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현금성 단기금융상품까지 대부분 팔아치우면서 운영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자회사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차입을 앞두고 수많은 자금조달 선택지를 면밀하게 검토했다"면서 "조달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도 적합하지 않았고,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현금화하기에도 수수료로 인한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로부터의 차입이 가장 적합하다고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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